실록(實錄): ① 어떤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적은 기록 ② 한 임금의 재위 동안의 사적을 편년체로 기록한 것.

 

 

 실록의 정의가 위와 같다면 사진의 '자연 실록'이란 의미는 자연에 관한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적었거나, 하느님의 위업을 편년체로 기록한 것이라고 해석해야 할 거예요. (이런, 한자를 먼저 읽었어야는데... '實綠'은 '실록'이라고 읽어요. 實은 '참 실' 혹은 '열매 실'이라고 읽고 綠은 '푸를 록'이라고 읽어요.) 그러나 여기서 사용된 '자연 실록'이 그런 의미로 사용된 것은, 당.연.히. 아니죠! (알고 계셨죠?) 하지만 그런 의미가 전혀 없다고 보기도 어려울 것 같아요.

 

 

사진의 '實綠'은 실록의 사전적 의미를 원용하여 이중 의미를 나타낸 거예요. 일종의 문자유희죠. 어떤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적는 기록인 '실록'처럼, 인공을 가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키워 생산한 제품이란 의미로 사용했어요. 실록의 '록'을 '푸를 록(綠)'으로 표기하여 자연 그대로 키워 생산했다는 점을 강조했지요. (본래 '실록'의 '록'은 '기록할 록(錄)'자를 사용해요.) 여기에 '자연'이란 말까지 덧붙임으로써 자연 그대로 키웠다는 것을 재차 강조했다고 볼 수 있어요.

 

 

그런데, 이 제품이 정말 자연 그대로 키워 생산한 제품일까요? 왠지 자꾸 고개가 갸웃거려져요. 대량 유통시키는 농축산물 -- 이 '자연 實綠' 제품은 닭고기예요 -- 치고 공장제 생산 아닌 곳이 없는데, 과연 자연 방사로 닭을 키웠을까 싶은 거지요. 자연 방사로 닭을 키우면 도저히 마진이 생기지 않을 것 같거든요. 마진이 생기지 않을 생산 방식을 과연 대량 생산업체에서 선택 할까요? 전, 이 상호가 그저 상호일 뿐 실제와는 거리가 있을 거라고 봐요. 자연주의 소비 트랜드에 맞춘 상호일 뿐 실제와는 차이가 있을 거라고 보는 거죠. 명실상부한 '자연實綠'은 집에서 기르는 서너마리 닭에게나 해당될 명칭일 거예요.

 

 

한자를 좀 자세히 알아 볼까요?

 

 

은 宀(집 면)과 貫(꿸 관)의 합자예요. 집에 돈꿰미가 가득하다는 뜻이에요. '참'이나 '열매'란 의미는 본뜻에서 연역된 거예요. 허황된 거짓이 아니고 진실된 내용이 가득 들어있는 것이 '참'이고, 속이 내용물로 가득 채워져 있는 것이 '열매'란 의미로요. 참 실, 열매 실. 實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實際(실제), 果實(과실) 등을 들 수 있겠네요.

 

 

糸(실 사)와 彔(나무새길 록)의 합자예요. 본래 청황색의 비단을 뜻하는 글자였어요. 비단의 재료인 실[糸]로 뜻을 표현했고, 彔으로는 음을 나타냈죠. 후에 청색이란 의미만 남겨 사용하게 됐어요. 푸를 록. 綠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綠色(녹색), 新綠(신록)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참(열매) 실    푸를 록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   )際   新(   )

 

 

3. 자연주의 소비 트랜드를 반영한 상호를 하나 소개해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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