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냄새 나!"
힘들게 살던 어린 시절. 어머니는 고된 일과를 끝내고 어린 저를 품에 안으셨어요. 어머니는 고린내나는 양말을 신고 계셨는데, 어머니 품에 안겨있는 저는 그 냄새가 너무 싫었어요. 철없이 볼멘 소리를 했죠.
어머니는 쉽게 화를 내지 않는 분이셨는데, 그 말을 듣자 이상하게 버럭 화를 내시며 저를 한 대 때리셨어요. 저는 울음을 터뜨리며, 어머니에게 대들었죠. 어머니는 더 화를 내시며 또 때리려고 하셨어요, 저는 얼른 도망쳤죠.
무엇이 어머니를 그토록 화를 내게 만들었는지, 저는 이해할 수 없었어요. 세월이 흐른 지금에야 어머니의 서운했을 마음을 헤아릴 수 있지만, 당시로서는 도무지 헤아릴 길이 없었죠.
살면서 말 실수 한 것이 한 두 번이랴만서도 어릴 적 내뱉었던 한 마디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어머니의 화 때문이 아니었나 싶어요. 아마 "엄마, 힘들었어?" 이 한마디 했다면 어머니는 저를 더 으스러져라 안으며 눈물을 흘리셨을지도 모르겠어요. 어린 것이 제 어미 힘든 것을 어찌 안다고 저런 말을 다 하나 싶으셔서 말이지요.
그러나 힘들게 일하고 온 에미가 저를 안아주는데, 기껏 한다는 말이 "냄새난다"는 말이었으니, '어린 자식이라도 저리 철딱서니가 없나?'싶어 무척 서운하셨을 거예요. 철딱서니의 철없는 말인줄은 알면서도 너무 서운해서 화를 내셨을 거예요.
최근에 모 정치인이 상식이하의 격한 말을 해서 화제가 되었죠. 저야 철이 없어서 어머니 가슴에 대못 박는 말을 했다지만, 그 정치인은 철이 들대로 들었는데 어이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어요. 그 일이 있던 날 JTBC의 손석희씨가 사진에 나오는 격언을 가지고 정치인들의 정제되지 않은 말에 일침을 놓았죠.
그런데 확실히 사진의 격언처럼 상대에게 대못 박는 말을 하면 그 화는 자신에게 되돌아 오는 것 같아요. 격한 말은 한 그 정치인은 공천에서 탈락됐고, 버릇없는 말을 한 저는 평생 그 상처가 앙금처럼 남아 있거든요. "입은 재앙이 드나드는 문이요, 혀는 몸을 자르는 칼이다." 시대와 무관한 격언이 아닌가 싶어요.
사진에 나온 한자는 독음과 풀이가 밑에 다 나와있어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군요. 뜻과 음으로나 읽어 보도록 하죠. 입 구(口), 재앙 화(禍), 어조사 지(之), 문 문(門), 혀 설(舌), 벨 참(斬), 몸 신(身), 칼 도(刀). 禍와 斬이 좀 낯설어 보이죠. 두 자만 좀 자세히 알아 보도록 할까요?
禍는 示(神의 약자, 귀신 신)과 咼(입비뚤어질 과)의 합자예요. 신이 내린 불의의 사고란 의미예요. 咼는 음을 담당하면서(과 -->화)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입이 비뚤어지는 것은 사람들이 다 싫어하는 것인데, 그같이 신이 내린 불의의 사고는 사람들이 다 꺼리는 것이란 의미로요. 재앙 화. 禍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禍亂(화란), 禍福(화복) 등을 들 수 있겠네요.
斬은 車(수레 거)와 斤(도끼 근)의 합자예요. 중죄인에게 가하는 형벌인 거열형이란 의미예요. 거열형은 죄인의 사지를 각기 수레에 묶은 뒤 끌게 하여, 도끼로 물체를 끊어내듯, 죄인을 찢어 죽이는 형벌이예요. 벨 참. 斬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斬首(참수), 斬刑(참형)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의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禍 재앙 화 斬 벨 참
2. ( )안에 들어 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 )首 ( )福
3. '口禍之門 舌斬身刀'를 읽고 뜻을 풀이해 보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