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이 큰 인물을 낼 적에는 먼저 그를 시련에 빠트려 단련케 한다."
『맹자』에 나오는 한 구절이에요. 역경은 때로 사람을 좌절시키기도 하지만 때로 큰 인물로 성장시키기도 하죠. 중요한 것은 역경 그 자체가 아니라, 역경을 바라보는 시각인 것 같아요.
사진은 새로 옮긴 직장의 사무실에 걸려있는 글귀예요. "대붕역풍비 생어역수영"이라고 읽어요. "대붕은 바람을 거슬러 날고, 살아있는 물고기는 물을 거슬러 헤엄친다"란 뜻이에요. 큰 뜻을 가진 사람은 역경을 마다하지 않는다란 의미로 사용하죠. 고 노무현 대통령이 즐겨 사용하던 글귀예요. 일본 국회를 방문했을때 방명록에도 이 글귀를 남겼지요. 김구 선생께서 즐겨 사용하던 문구이기도 하구요. 인터넷을 찾아보니, 출전이 『장자』라고 되어 있더군요.
우리가 기억하는 노무현 대통령이나 김구 선생은 이 글귀처럼 사신 분이죠. 특히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 우리 세대와 호흡을 같이 한 분이라 그 기억이 너무도 생생해요. 대통령이 되기 전이나 대통령이 된 이후 일반의 상식과 금기를 넘어선 말과 행동이 많았죠. 5공 청문회의 날선 질문, 떨어질 줄 알면서 계속 출마한 부산시장 선거, 보수 언론 및 검찰과의 논쟁... 그야말과 역품과 역물살을 거스른 삶이었죠. 저는 노무현 대통령 재임 당시 그 분을 정확히 알 수가 없었요. 그러나 돌아간 이후 그 분을 알겠더군요. 여러 흠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 분 만큼 국민을 존중한 대통령은 없었다고 생각해요. 그에게 덧씌운 '꼴통' 이미지는 확실히 보수 언론이 왜곡시킨 이미지예요.
한자의 뜻과 음을 알아 볼까요? 大는 큰 대, 鵬은 대붕 붕, 逆은 거스를 역, 風은 바람 풍, 飛는 날 비, 生은 날 생, 魚는 물고기 어, 水는 물 수, 泳은 헤엄칠 영이에요.
낯선 한자를 몇 자 자세히 살펴 볼까요?
鵬은 전설속의 새인 봉황을 뜻해요. 본래는 朋으로 표현했는데 후에 鳥가 추가 되었지요. 朋은 봉황이 날아가는 모습을 그린 거예요(朋은 후에 '벗'이란 뜻으로 사용하게 됐는데, 봉황이 날면 뭇 새들이 떼지어 함께 날아가는데서 연역된 의미예요). 후에 봉황은 鳳이나 凰으로 표현하게 됐고, 鵬은 대붕이란 새의 뜻으로 사용하게 됐어요. 대붕 역시 전설상의 새로 날개의 길이가 3천리이며 하루에 9만리를 날아 간다고 해요. 대붕 붕. 鵬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鵬鯤(붕곤, 붕새와 곤어. 모두 상상속의 큰 새와 큰 물고기로, 큰 인물이나 영웅을 뜻함), 鵬程(붕정, 붕새가 날아가는 길. 먼 길의 의미) 등을 들 수 있겠네요.
逆은 辶(걸을 착)과 屰(거스를이)의 합자예요. 나한테 찾아오는 이를 가서 맞이한다란 의미예요. '거스르다'란 의미는 본뜻에서 나온 거예요. 상대와 내가 서로 상반되게 -- 상대는 나에게 오고, 나는 상대에게 가고 -- 만난다는 의미로요. 거스를 역. 逆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逆流(역류), 逆賊(역적) 등을 들 수 있겠네요.
飛는 새가 날아가는 모습을 그린 거예요. 가운데의 丨은 새의 몸체를, 윗 부분은 새의 머리를, 중앙의 좌우 부분은 새의 펼쳐진 날개를 그린 거예요. 날 비. 飛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飛上(비상), 飛行(비행) 등을 들 수 있겠네요.
流는 氵(물수)와 旒(깃발류)의 줄임글자가 합쳐진 거예요. 깃발이 펄럭이듯 물이 흘러간다란 의미지요. 흐를 류. 流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流行(유행), 行雲流水(행운유수, 거림낌없이 떠도는 것을 비유한 말이죠)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의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鵬대붕 붕 逆거스를 역 飛날 비 流흐를 류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쓰시오.
( )流 ( )程 行雲( )水 ( )行
3. '대붕역풍비 생어역수류'를 한자로 써 보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