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님은 그토록 애지중지 아끼시던 땅을 차리 마을회관 건립의 터로 희사하셨으니, 한평의 땅 문제로 송사가 그치지 않는 요즘 세태 속에서 만인의 귀감이 되는 사례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우와 예란 나라에서 경계 소송이 일어나 해결책을 찾으러 문왕을 찾아 갔어요. 그런데 문왕의 영지에 들어선 순간 그들은 자신들의 송사 문제가 얼마나 저급한 일인가를 깨닫게 됐어요. 문왕 영지의 사람들은 서로 경계를 양보하고, 걸어갈 때 상대에게 먼저 길을 내주며, 노인이 짐을 지고 다니는 것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두 나라 사람은 법의 공정한 집행보다 법적 문제 자체를 야기시키지 않는 상황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우친 것이지요. 달리 말하면 정치란 이욕의 원만한 분배 조정보다 사회 정의를 앞세워야 한다는 가르침을 보고 배운 것이지요. 두 나라 사람은 문왕을 만나지 않고 되돌아 갔어요.
살다보면 利(이)의 충족 보다 義(의)에 따른 희생이 사람들의 마음을 더 훈훈하게 한다는 것을 느낄 때가 있어요. 위 비석에 나와있는 주인공도 그런 일을 하셨기에 사람들의 칭송을 받는 것 같아요.
한자로 된 부분을 읽어 볼까요? 韓은 나라한, 仁은 어질인, 敎는 가르칠교, 頌은 기릴송, 德은 덕덕, 碑는 비석비, '한인교 송덕비'라고 읽어요. 무료로 땅을 희사한 한인교라는 분의 덕을 기리는 비석이에요. 혹자는 "별 쓸모없는 땅이니까 기증했겠지!"라는 얄팍한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비석에 나와있는 말처럼 "요즘 세태"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죠.
敎 · 頌 · 德 · 碑가 좀 낯설어 보이죠? 자세히 살펴 보도록 할까요?
敎는 爻(본받을 효)와 攵(칠 복)의 합자예요. 윗사람이 지도해주는[攵] 것을 아랫 사람이 본받는다[爻]는 의미예요. 가르칠 교. 敎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敎育(교육), 敎導(교도) 등을 들 수 있겠네요.
頌은 公(공 공)과 頁(머리 혈)의 합자예요. 공개된[公] 용모[頁]란 의미예요. 용모는 얼굴이 대표기에 頁로 뜻을 삼았지요. 公은 음도 담당해요(공-->송). 지금은 '기리다'란 뜻으로 사용해요. '기리다'란 뜻은 본의미에서 연역된 거예요. 용모가 훌륭해 칭찬할 만 하다는 의미로요. 기릴 송. 頌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讚頌(찬송), 稱頌(칭송) 등을 들 수 있겠네요.
德은 彳(걸을 척)과 直(곧을 직)의 약자와 心(마음심)의 합자예요. 정직한 마음이 표출된 행위라는 의미예요. 덕 덕. 德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道德(도덕), 德行(덕행)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德은 悳으로도 표기해요.
碑는 石(돌 석)과 卑(낮을 비)의 합자예요. 일의 편의를 위해 설치한 키작은 돌이란 의미예요. 시간을 알아보기 위해 혹은 희생용 동물을 묶어놓기 위해 또는 하관할 장소를 표시하기 위해 사용하던 돌을 가리켜요. 후에 공적을 기리는 내용을 담은 키큰 돌의 의미로 바뀌었죠. 비석 비. 碑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碑石(비석), 碑銘(비명)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의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敎 가르칠 교 頌 기릴 송 德 덕 덕 碑 비석비
2. ( )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稱( ) ( )導 ( )銘 ( )行
3. '한인교 송덕비'를 한자로 써 보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