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게나!"
일제치하에서 친일행위를 했던 기업인이 김구 선생에게 정치자금을 들고 찾아왔어요. 해방 후 임정에서 귀국했던 무렵이죠. 선생은 들어볼 것 없이 거절했죠. 무안했던 그 기업인이 이번엔 이승만을 찾아 갔어요. 이승만은 만면에 웃음을 지으며 환영했어요.
언젠가 리영희씨의 책에서 읽었던 내용인데, 이 일화 끝에 리씨는 김구 선생은 지사로서는 훌륭한 분이지만 정치인으로서는 감각이 다소 부족했던 분이라고 평을 했어요. 혼란한 해방정국에서 너무 견결하게 행동하여 우군을 만들지 못한 점을 아쉬워했던 것이지요.
사진은 "양심 건국"이라고 읽어요. 김구 선생의 글씨예요. 마곡사 한 부분에 걸어 놓았더군요(영인본). 글씨를 보면 그 사람의 품격을 알 수 있는데, 이 글씨를 보면 말 그대로 양심과 굳은 의지를 느끼게 돼요. 낙관을 보니 73세에 썼다고 돼있더군요.1948년에 쓰신 거에요(1949년에 서거). 정부 수립 즈음하여 쓰신 것으로 보여요. 이 글씨에서도 리씨가 평한 김구 선생의 면모를 읽을 수 있어요. 어질고 선한 마음으로 나라를 세운다 --- 정치적 면모보다는 지사적 면모를 느끼게 하는 내용이거든요. 이런 지사적 면모가 남한만의 단독 정부를 반대하고 북의 김일성을 만나러 가게 한거겠죠. 그리고 그런 순결한 마음은 남과 북의 두 노회한 정치인에게 이용만 당한 셈이 됐구요.
역사에서 가정이란 무의미하지만 그래도 안타까운 현실을 대할 때면 그 무의미한 가정을 해보게 되죠. 무슨 소리냐구요? 만일 김구 선생의 바램대로 이 나라가 "양심 건국"이 됐다면 지금처럼 돈 몇 푼(?)에 양심을 팔아먹는 일은 하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에요.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오늘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 집회가 열렸어요. 1217차예요.
한자를 읽어 볼까요? 良은 어질양, 心은 마음심, 建은 세울건, 國은 나라국. 良이 좀 낯설어 보이는군요. 자세히 살펴 보죠.
良은 畐(가득할복)의 약자와 亡(망할망)의 합자예요. 좋은 점이 가득하다란 의미예요. 亡은 음을 담당하는데 소리값이 변했죠(망-->양). 중앙과 좌우에서 양을 잴 수 있는 도량형 그릇을 그린 것이라는 설도 있어요. 곡식의 양을 잘 헤아린다란 의미에서 '좋다'란 의미를 갖게 됐다고 설명해요. 良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良好(양호), 善良(선량)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오늘은 정리 문제를 아니내도 될 것 같군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