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다룬 한자가 꽤 있군요. 새로 나온 한자들만 좀 자세히 알아 보도록 하죠.
姑는 女(여자녀)와 古(옛고)의 합자에요. 나이가 많은[古] 남편의 어머니[女]란 의미에요. 이런 분을 시어머니라고 하지요. ^ ^ 姑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姑婦(고부), 姑母(고모) 등을 들 수 있겠네요.
射는 두가지로 설명해요. 하나. 화살을 잰 활 시위를 손으로 당기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둘. 身(몸신)과 寸(마디촌)의 합자이다. 寸에는 '일정한 법도'와 '손'이란 두가지 의미가 있다. 몸 자세와 손을 바르게 하여 활을 쏜다는 의미이다. 射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射擊(사격), 射手(사수) 등을 들 수 있겠네요. 姑射의 射는 '사'로 읽으면 안되고 '야'로 읽어야 해요. 이 경우 뜻은 '산이름'이에요. '姑射(고야)' 혹은 '姑射山(고야산)'은 신선이 산다는 산 이름이에요.
氷은 물[水: 물수]이 얼어[丶: 얼음의 무늬를 나타낸 모양] 단단하게 된 물체란 의미에요. 본래는 冰으로 표기했어요. 氷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氷上(빙상), 氷水(빙수) 등을 들 수 있겠네요.
已는 여러가지 설이 있어요. 사람을 그린 것이다, 품속의 아이를 그린 것이다, 뱀을 그린 것이다, 물체의 하단을 그린 것이다 등등. 이에 따라 已는 여러가지 의미로 쓰이는데, 대표 의미는 '그치다'에요. 이 의미에 맞는 어원은 '물체의 하단을 그린 것이다'란 설이 가장 어울리지 않나 싶어요. 물체의 하단을 그려 안정된 모습으로 머물러 있다[그치다]란 의미를 표현했다고 보여서요. '이미'란 의미는 본 뜻에서 연역된 거에요. 혼란한 상태를 지나[이미] 안정된 상태에 이르렀다란 의미로요. 已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已往之事(이왕지사, 이미 지나간 일), 已久(이구, 벌써 오래 됨) 등을 들 수 있겠네요.
彩는 采(무늬채)와 彡(그릴삼)의 합차에요. 오색으로 그린 화려한 무늬란 의미에요. 彩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彩色(채색), 水彩畵(수채화) 등을 들 수 있겠네요.
逢은 辶(걸을착)과 夆(거스를봉)의 합자에요. 서로 반대 방향에서 오다가 만났다란 의미에요. 逢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相逢(상봉), 逢着(봉착) 등을 들 수 있겠네요.
處는 虍(범호)와 夂(뒤져올치)와 几(책상궤)의 합자에요. 뒤늦게 책상 아래에다 발을 옮겼다란 의미에요. '곳'이란 의미는 여기서 연역된 것이에요. 발을 옮겨 놓은 '곳'이란 의미로요. 虍는 음을 담당하는데 소리값이 좀 변했죠(호 -->처). 處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處所(처소), 處置(처치) 등을 들 수 있겠네요.
愁는 秋(가을추)와 心(마음심)의 합자에요. 우울한 마음이란 의미에요. 秋는 음음 담당하는데(소리값이 약간 변했죠. 추-->수) 뜻도 일부분 갖고 있어요. 가을이 되면 만물이 쇠락하여 풍경을 접할 때마다 우울한 마음이 든다는 의미로요. 愁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愁心(수심), 憂愁(우수) 등을 들 수 있겠네요.
煙은 火(불화)와 垔(堙의 약자, 막을인)의 합자에요. 불을 피울 때 발생하는 연기라는 의미에요. 垔은 음을 담당하면서(소리값이 약간 변했죠. 인 -->연)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연기는 쉽게 퍼져 주변을 금방 채운다는 의미로요. 煙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吸煙(흡연), 煤煙(매연) 등을 들 수 있겠네요.
霧는 雨(비우)와 務(힘쓸무)의 합자에요. 습기가 냉기와 만나 형성한 미세한 물방울로 부슬부슬 내리는 비와 같다는 의미에요. 이런 것을 안개라고 하지요. ^ ^ 務는 음만 담당해요. 霧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薄霧(박무), 海霧(해무)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보실까요?
1. 다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안개무, 연기연, 근심수, 이미이, 채색채, 만날봉, 곳처, 얼음빙, 시어머니고, 산이름야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海( ), 吸( ), ( )婦, 憂( ), 相( ), ( )水, 水( )畵, ( )手, ( )往之事, ( )所
3.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꽃나무를 소개하고 그 이유를 말해 보시오.
위 화제(畵題)의 내용을 검색하다 알게 된 재미있는(?) 사실 하나. 퇴계 선생이 돌아가시면서 한 마지막 말은 "매화에 물을 주어라" 였다는군요. 소박하면서도 의미있는 말이에요.
목마른 매화에게 물을 주는 것과 목마르지 않은 매화에게 물은 주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일거에요. 전자는 적절한 일인 반면, 후자는 지나친 일이라 할 수 있죠. 마찬가지로 생명있는 존재는 죽게 마련인데, 그것을 수용하는 것은 적절한 일인 반면, 그것을 거부하는 것은 적절치 못한 일이겠죠. 목마른 매화에게 물이 필요하듯 생명있는 존재에게 죽음은 당연한 것이라고, 퇴계 선생은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따라서 이 말중엔, 제자들에게, 자신이 세상을 뜬다고 슬퍼하거나 괴로워할 필요 없다는 당부도 들어있다고 볼 수 있어요.
"매화에 물을 주어라" -- 일용평상(日用平常)중에 도가 있다고 보는 유학의 가치관을 오롯이 보여준 말이에요. 소박하면서도 의미있는 말이라 아니할 수 없어요.
오늘은 여기까지. 내일 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