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저녁 안흥항 근처의 안흥진성(安興鎭城)을 찾았어요. 이곳은 서해안 방
어를 담당했던 곳으로, 효종때 축조되었다가 동학농민혁명 당시 전소됐어요.
지금은 서문(西門)의 수홍루(垂虹樓)만 남아 있어요.
사진은 수홍루 현판을 찍은 거에요. 현판의 글씨는 장암(長巖) 이곤순(李坤
淳) 선생이 썼어요. 글씨가 힘차고 자연스러워 보이죠? 선생은 옛 분이 아니
고 현대 분이에요. 대전 · 충남에서 지명도가 있는 분이지요.
垂虹樓의 垂는 드리울수 虹은 무지개홍 樓는 다락루로, 垂虹樓는 '무지개를
드리운 누각'이란 의미에요. 출입처가 아치형으로 되어 있어 붙인 이름인 듯
싶어요. 외적을 대비하는 건물의 이름치고는 상당히 낭만적인 이름이에요.
인터넷을 찾아보니, 수홍루란 이름의 누각이 지리산 천은사에도 있더군요.

이미지 출처:
http://www.hankukmail.com/newshome/print_paper.php?number=20205
아무리 생각해도 수홍루는 천은사에나 어울리지 안흥진성에는 어울리지 않
는 이름인듯 싶어요. ^ ^
한자를 좀 자세히 알아 볼까요? 樓는 전에 다뤄 빼겠어요. ^ ^
垂는 꽃잎이 아래로 늘어진 모양을 그린거에요. 이 모양으로 '드리우다'
란 의미를 표현했지요. 垂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懸垂幕(현수막)
, 山上垂訓(산상수훈) 등을 들 수 있겠네요.
虹은 虫(벌레충)과 工(장인공)의 합자에요. 虫은 본래 또아리를 튼 머리
큰 뱀을 그린 글자에요. 후에 의미를 확대해서 벌레란 뜻으로 사용하게 됐
지요. 여기서는 본래 뜻으로 사용됐어요. 뱀처럼 둥글게 늘어서 무지개란
뜻이에요. 工은 음을 담당하는데 음이 약간 변했죠(공 -->홍). 虹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虹蜺(홍예, 무지개) 虹橋(홍교, 무지개 모양의 다리)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보실까요?
1. 다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드리울수, 무지개홍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 )橋, 山上( )訓
3. 무지개를 제목으로 삼행시를 지어 보시오.

저녁 햇살을 받은 수홍루의 모습이에요. 렌즈를 통해 비치는 저녁 햇살이
무지개 빛깔이네요. ^ ^ 어쩌면 垂虹樓의 垂虹은 이 저녁 햇살을 지칭하는
지도 모르겠어요. ^ ^
내일 뵈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