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디서 많이 본 글씨 아닌가요? 원래의 형태로 보실까요?

네, 안중근 의사의 글씨로 널리 알려진 바로 그 내용이에요. 일일부독서구중생형극(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이라고 읽지요. '하루라도 글을 읽지 않으면 입 속에서 가시가 돋는다'라는 뜻이지
요. 한 글자씩 읽어 보실까요? 한일, 날일, 아니불(부), 읽을독, 글(책)서, 입구, 가운데중, 날생,
가시형, 가시(나무)극. 지금은 글을 읽는다고 할 때 '눈으로 읽는 것'을 떠올리지만, 과거에 글을
읽는 것은 '소리내어 읽는 것'을 말했지요. 하여 하루라도 글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다
고 한 것이에요. 지금 같으면 눈에 가시가 돋는다고 해야 와닿을 것 같네요. ^ ^
정확하진 않습니다만, 제가 듣기론, 안의사께서는 사형 당일까지도 책을 읽으셨다고 하더군요.
만일 그것이 사실이라면 안의사의 이 유묵(遺墨)은 그분의 지행일치를 보여주는 가슴 서늘한 작
품이에요. 한갖 붓을 희롱한 작품이 아닌 것이지요.
음, 최근에 새삼스럽게 발견한 것인데 눈으로만 읽는 것하고 소리내어 읽는 것 하고는 확실히 차
이가 읽는 것 같아요. 특히 시(詩)가 그런 것 같아요. 좀 저질 비유인데, 시는 읽으면 읽은만큼 옷
을 벗는 것 같아요. 시의 속살을 보려면 많이 읽는게 좋겠다는 걸 확실히 알겠더군요. 좀 빗나간
얘기지만, 시(집)가(이) 안팔리는 이유를 알겠어요. 요즘처럼 바쁜 시대에 누가 시를 반복하여 읽
겠어요. ㅠㅠ 저같은 한량(?)이나 반복하여 읽죠. 그렇다고 시의 속살을 다 드러내어 표현하면 그
건 시가 아니니, 이래저래, 요즘 시대에 시는 외면당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인 듯 싶어요. ㅠㅠ
한자를 좀 자세히 알아 보실까요? 讀, 書, 荊, 棘만 알아 보도록 하죠. 나머지는 잘 아시죠? ^ ^
讀은 言(말씀언)과 賣(儥의 줄임 글자, 팔육)의 합자에요. 물건을 팔 때 손님을 소리쳐 부르며
파는 것 처럼 계속 소리를 내어 글을 읽는다는 의미에요. 讀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朗
讀(낭독), 讀破(독파) 등을 들 수 있겠네요.
書는 聿(붓율)과 曰(諸의 줄임 글자, 모두제)의 합자에요. 만사(萬事, 여러가지 일)를 죽백(竹
帛, 대나무나 비단)에 붓으로 써 놓은 것[글]이란 의미에요. 書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 經書(경서), 書籍(서적) 등을 들 수 있겠네요.
荊은 艹(풀초)와 刑(형벌형)의 합자에요. 형벌을 받을 때 고통스러운 것처럼 사람에게 고통을
가하는 풀이란 의미에요. 그게 바로 '가시'지요. ^ ^ 荊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荊蠻(형
만, 중국 남방의 오랑캐), 荊布(형포, 가난한 사람이 입는 옷)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일상의 쉬운
예는 들만한 게 없어요. ^ ^
棘은 나무에 가시가 빽빽히 난 모양을 그린 거에요. 冂冂은 가시, 木木은 나무를 그린 것이지
요. 棘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棘人(극인, 친상중에 있는 사람의 자칭), 棘針(극침, 살을
에는 듯한 바람의 형용)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일상적인 쉬운 예는 찾기가 어려워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보실까요?
1. 다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읽을독, 글(책)서, 가시형, 가시(나무)극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朗( ), ( )籍, ( )布, ( )針
3. 독서에 관한 격언 하나를 소개해 보시오.
날씨가 많이 흐리군요. 이런 날 따뜻한 차 한잔과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책 한 권이 있으면 더없
이 행복하겠죠? ^ ^ 내일 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