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굴곡진 현대사 '민주화의 큰 산'지다"
모 일간지의 헤드라인이에요. 거산(巨山) 김영삼 대통령이 돌아 가셨죠. 김영삼
대통령은 반독재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인 인물이죠. 그러나 일 정치인으로서의
김영삼에게는 그런 타이틀 -- 신문의 헤드라인같은 -- 이 어울릴지 몰라도 대
통령으로서의 김영삼에게는 그런 타이틀이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요. 많은 사람
들은 김영상 대통령을 'IMF를 초래한 무능한 대통령'으로 치부하고 있죠. IMF의
초래에 대해서는 여러 분석이 있지만 분명한 건 그 이후 우리 사회가 고용 불안
정과 양극화로 치닫게 됐다는 거에요. 김영삼 대통령을 아름답게 기억하기 어려
울 수 밖에 없죠.
박정희와 전두환을 좋게 평가하는 사람들이 항상 말하는 것이 '경제 성장'이죠.
만약 그들에게 그런 공(功)이 없었다면 그 누구도 그들을 좋게 평가하지 않을
거에요. 그나마(?) 그런 공이 있기 때문에 좋게 평가하는 거지요. '백성은 먹을
것을 하늘로 삼는다'는 옛 말은 이런 점에서 여전히 유효한 것 같아요. 말로는 '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겠다'고 하지만 실제는 배부른 돼지가
되고 싶은 것이 국민들의 마음 아닌가 싶어요. 너무 과한 말일까요?
위 사진은 어떤 관광 버스의 상호에요. 巨는 클거, 山은 뫼산, '거산'이라고 읽
어요. 말 그대로 '큰 산'이란 뜻이죠. 사진을 찍은 날 묘하게 거산(巨山) 김영삼
대통령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김영삼 대통령에 대해서 한마디 하라
는 신의 계시(?)가 아닌가 싶어 되먹지 못한 소리를 몇 마디 주절거렸네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꾸벅.
한자를 좀 자세히 알아 볼까요?
巨는 工과 〕의 합자에요. 工은 보통 '장인공'으로 읽는데, 본래는 곡척(曲尺,
구부러진 자)을 그린 거에요. 〕은 손을 나타낸 거구요. 둘을 합치면, 손에 곡
척을 들고 있는 모양을 그린 거라고 설명할 수 있겠네요. '자거'라고 읽어요. 巨
는 보통 '클거'라고 읽는데 이는 본 뜻에서 연역된 거에요. 자가 크다란 의미로
요. 巨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巨大(거대), 巨軀(거구) 등을 들 수 있
겠네요.
山은 산봉우리와 골짜기를 그린 거에요. 山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山川(산천), 山岳(산악)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보실까요?
1. 다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클거, 뫼산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巨( ), ( )川
3. 거산(巨山) 김영삼 대통령에 대한 공과를 하나씩만 말해 보시오.
연일 날이 흐려요. 고인에 대해 하늘도 추모의 념(念)을 표하는가 봐요. 내일 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