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빨간 불!"

 서둘러 브레이크를 밟았다. 간신히 섰다. 한숨을 돌리... 꽝! 앞자리에 앉았던 아이가 앞으로 튕겼다. 뒷목이 뻐근했다. 문을 열고 나왔더니 상대편은 사색이 되있었다. 뒤를 보니 범버가 쑥 들어갔다. 바퀴와 범버가 거의 밀착 상태였다. 틈을 벌렸다. 운행할 만 했다. 약간의 수리비를 받고 보냈다. 처가집에 갔더니, '그게 뭐냐 ...'고 흥분들 했다.

 

 수년 후.

 

 "어어어..." 꽝!

 야간 도로. 시야가 안 좋았다. 무단횡단하는 할아버지를 뒤늦게 발견... 정신이 없었다. 문을 열고 나왔더니 할아버지가 일어 서신다. 괜찮다며 가란다. 안된다며, 병원으로 모셨다. 연락을 받고 온 사람들. 자녀들 보다 친척들이 더 흥분했다. 경찰에서 조사 받았고 별무없이 끝났다.

 

 사진은 시숙댁에 걸려있는 액자를 찍은 거에요.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이라고 읽어요. 선을 쌓은 집에는 반드시 남은 경사가 있다란 의미지요. <명심보감>에 나와요. 이와 짝을 이루는 글귀도 <명심보감>에 나오지요. 적불선지가 필유여앙(積不善之家 必有餘殃). 불선을 쌓은 집에는 반드시 남은 재앙이 있다. 당대에 쌓은 선과 불선의 여파는 그 자손들이 누리게 된다는 교훈이에요.

 

 이 액자를 대하니 과거 교통 사고 피해와 가해 경험이 떠올라 적어 봤어요. 두 사건이 아무 상관성이 없을수도 있지만 -- 당대와 후대가 아닌 수 년일 뿐이며 자손이 아닌 본인에 관계된 것이니까요 -- 전 굳이 연관시켜 보고 싶더군요. 피해 당사자에게 관대하게 -- 지금 생각하면 좀 어리숙했던 것 같기도 하지만... ^ ^ -- 했던 것이 가해 당사자가 됐을 때 좋은 보답으로 돌아오지 않았나 싶은 거지요.

 

 동양(중국)에서는 야훼나 알라같은 특정한 신을 상정하지 않은 대신 '하늘'이라는 그 어떤 의지처를 마련했지요. 불의와 선행에 대해 그 '하늘'은 반드시 응답한다고 생각했죠.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서는 심적 부담을 덜거나 희망을 갖기 어려웠을 것 같아요. 이런 비합리적인(?) 생각을 철저히 부정한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긍정적으로 수용했죠. 그리고 여전히 우리의 심성 속에 살아 있구요. 시숙댁의 이 액자 글씨가 그 한 증표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너무 비약이 심한가요? ^ ^)

 

한자를 좀 자세히 알아 볼까요? 오늘은 낯선 글자만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 ^ 이런,  낱글자를 안 읽었군요. 積은 쌓을적, 善은 착할선, 之는 어조사지, 家는 집가, 必은 반드시필, 有는 있을유, 餘는 남을여, 慶은 경사경입니다.

 

은 禾(벼화)와 責(구할책, 꾸짖을책으로도 많이 사용)의 합자에요. 벼 등의 곡물을 널리 구해 저장해 놓는다는 의미에요. 積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蓄積(축적), 過積(과적)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羊(양양)과 言(말씀언)의 합자에요. 서로 말하는 것이 양처럼 화순(和順: 온화하고 순함)하다는 의미에요. 이런 것이 '좋은'거죠. ^ ^ 善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善行(선행), 선심(善心)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八(여덟팔, 八은 넷씩 둘로 나눠 놓았다는 의미에요)과 弋(杙의 약자, 말뚝익)의 합자에요. 분리의 한계점을 정하는 말뚝이란 의미에요. '반드시'란 의미는 여기서 연역된 것이지요. 必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必勝(필승), 必然(필연)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食(먹을식)과 余(나여)의 합자에요. 余는 음을 담당해요. 풍족하게 먹어 배가 부르다란 의미에요. '남다'라는 의미는 여기서 연역된 것이지요. 배가 부르기에 더 먹을 수 없어 남겼다란 의미로요. 餘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餘談(여담), 餘裕(여유)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보실까요?

 

1. 다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착할선, 반드시필, 남을여, 쌓을적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    )談, 蓄(    ), (    )勝, (    )心

 

3. 다음을 한자로 써 보시오.

 

   적선지가 필유여경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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