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렸을 때 아버지께서 하시던 말씀이 생각나네요. "어째, 옛날 맛이 안나는구나…."
전 그 때 아버지의 말씀을 이해할 수 없었어요. 그런데 이제 나이를 먹으니 아버지
의 말씀을 이해할 수 있겠어요. 정말 똑같은 음식을 먹는데 왜 예전 맛이 안나는지
… . 찐빵도 그 중의 하나에요. 이따금 옛날 생각이 나서 찐빵을 사먹어 보는데 저
도 모르게 어렸을 때 아버지가 하시던 말씀을 똑같이 하게 돼요.
어렸을 때 찐방 집에 빵을 사러가면 주인 아주머니가 푸짐한 웃음을 띄우며 찜통
뚜껑을 열고 찐빵을 꺼내 그 위에 설탕가루를 솔솔 뿌려 주셨지요. 아~ 그때 그
진빵의 맛이라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드네요. 지금 먹는 음식이나 찐빵에서 옛 맛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단순히 입맛이 변했거나 재료가 달라서가 아니고 그 음식과 찐빵에서 느꼈
던 정을 느낄 수 없어서가 아닌지….
사진은 휴게소에서 많이 파는 경주빵 사진이에요. 사진을 대하니 문득 옛날 찐빵
생각이 나서 몇 마디 주절거렸네요. 한자를 보실까요? 名은 이름명, 菓는 과자과,
名菓는 '이름난 과자'란 뜻이에요. 다 아시죠? ^ ^
名자는 전에 다뤄서 菓자만 좀 자세히 알아 보겠습니다.
菓는 艹(풀초)와 果(과실과)의 합자에요. 果의 속자(俗字, 본래와 다르게 썼으
나 본디의 뜻처럼 통용되는 글자)에요. 果는 나무[木]에 과일[田]이 달린 모양
을 그린 거에요. 菓는 본래 과실이란 뜻으로 사용했는데, 후에 과일에 밀가루와
설탕 등을 추가하여 만든 끼니 외에 먹는 음식[과자]이란 뜻으로 주로 사용하게
됐어요. 菓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乳菓(유과), 빙과(氷菓)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오늘은 여기까지. 내일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