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혹 인공위성에서 찍은 지구 사진 보신 적 있으신지요? 전 그 사진을 보며 '내가 사는 별
이 이토록 아름답단 말인가!'하는 감탄이 절로 나오더군요. 객관적인 시각은 확실히 대
상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만드는 것 같아요.
대상을 객관적으로 보고 싶은 욕구는 옛분들도 마찬가지 였던 것 같아요. 지상에 구현
한 월세계(月世界)를 객관적으로 보고 싶어 광한루원에 완월정(玩月亭)이란 정자를 지
었어요. 완월정은 즐길완(玩), 달월(月), 정자정(亭), 월세계를 감상하는 정자라는 의미
에요. 완월정에서 바라보는 광한루와 그 주변의 풍광은 어땠을까요? 제가 지구 사진을
보며 느꼈던 느낌과 비슷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완월정을 바라보며 사진을 한 장 찍었네요. 완월정에서 바라보는 광한루와 그 주변의
풍광에 대한 느낌이 어땠을까, 조금은 짐작할 수 있을 듯. ^ ^

옛분들이 이곳에 올라 읊은 시가 있어 하나 찍었네요.
비 개인 뒤 구름 한점 없는 하늘에 달빛이 가득/ 오작교 옆에 날듯한 누각 우뚝 서있네
/ 은하수가에 북두칠성 기우는데 사람 자취 없어라/ (중략) / 이 자리 신선들의 모임
인양 담박하기 그지없네/ (중략) / 저 아득한 태고의 순수한 인연을 길이 이어갔으면
실력이 부족해 군데군데 펑크를 냈네요. ㅠ ㅠ 그래도 대강 요지는 잡히시지요? ^ ^;;
속기(俗氣)를 떨친 청량한 느낌을 받았고 고상한 시회(詩會)의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는
뜻을 피력했네요.달밝은 밤에 완월정에서 시회를 열며 지은 시로 보여요. 광한루도 그
렀지만 완월정도 역시 밤에 와야 제 멋과 맛을 느낄 것 같습니다. ^ ^
한자를 좀 자세히 알아 볼까요? 月과 亭은 전에 다뤄서 빼갰어요. ^ ^
玩은 王(玉의 변형, 구슬옥)과 元(翫, 가지고놀완)의 합자에요. 말 그대로 구슬을 가
지고 논다는 뜻이지요. 즐기다란 의미는 여기서 연역된 것이죠. 玩이 들어간 예는 무엇
이 있을까요? 玩具(완구, 장난감), 완상(玩賞, 감상)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오늘은 정리 문제를 아니내도 될 듯 싶군요. ^ ^ 내일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