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전' 읽어 보셨는지요? 전, 부끄럽게도, 못읽어 봤어요. 하지만 너무 유명해서 꼭 읽은 것 같은 착각이 들어요. 수일 전 모처럼만에 나들이를 갔는데 광한루원을 찾았어요. 위 사진은 광한루원의 중심 건물인 광한루 현판이에요.

 

광한루를 대하는 순간 이곳이 실제 인물인 춘향이와 이도령이 로맨스를 나눴던 장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들은 가공의 인물일 뿐인데 말이죠. 때로는 가공이 실제를 압도하기도 한다는 것을 새삼 느꼈어요. 만일 춘향과 이도령의 이야기가 없었다면 광한루는 어떠했을까요? 아래 설명과 같은 그저 그런 누각중의 하나이지 않았을까요? 

 

 

 

 

우리 건축은 선이 아름답죠. 하여 측면에서 한 컷 찍었네요. 아쉽게도 광한루엔 오를 수가 없었어요. 훼손 방지를 위해 출입을 금지하고 있더군요. 사람들의 시선만 없으면 몰래 올라가 보고 싶은 욕망이... 으흐흐. 광한루의 참멋은 건물 자체가 아니라 이곳에 올라 바라보는 경치일 터인데, 너무 아쉽더군요.

 

이제 한자를 읽어 보실까요? 廣은 넓을광, 寒은 찰한, 樓는 다락루라고 읽어요. 광한은 위 설명판에 나온 것처럼 '광한청허부(廣寒淸虛府)'의 줄임말이에요. '광한청허'는 '더없이 차가우며 맑고 비어있는'이란 의미인데, '달'을 묘사한 내용이죠. '부'는 관청이란 의미인데, 특정 관할 지역을 가리키는 명칭이에요. 한성부(漢城府, 지금의 서울특별시) 등이 그 예이죠. 결국 '광한청허부' 그리고 이의 줄임말인 '광한'은 '달세계'란 의미이죠. 설명판에 광한청허부를 달나라 궁전이라고 설명한 것은 정확한 풀이가 아닌 것 같아요.

 

광한이 달세계를 지칭하니 광한루의 진경은 낮이 아닌 밤에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럴까요? 광한루원은 야간에도 개장을 하더군요. 게다가 요금도 안받고. 남원 시민들은 좋으시겠어요. ^ ^

 

자, 한자를 좀 자세히 알아 볼까요? 그런데 광한루의 개별 한자는 전에 이미 다 다뤘어요. 오늘은 가벼운 마음으로 복습만 하시면 되겠네요. 대신 정리 문제는 아니 내겠습니다. ^ ^

 

广(집엄)((가로횡)의 줄임자)의 합자예요. 사면의 벽이 없이 가로로 길게 된[] 큰 집[广]이란 뜻이에요. 종묘를 생각하시면 되겠네요. '넓다'란 의미는 여기서 연역된 것이죠. 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廣野(광야), 廣域(광역)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집면)艸 艸(풀초)의 약자와 (사람인)(둘이)의 합자에요. 궁벽진 곳()에 살아 너무 추워서 위 아래로[] 풀을 덮어 온기를 유지하려 한다는 의미에요. 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寒氣(한기), 酷寒(혹한)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본래 이층집이란 의미였어요. 똑같은 집을 두채 겹쳐 놓은게 이층집이죠. 겹쳐놓았다는 의미는 ((여러루)와 서로 통용해요)로 표현했고, 이층집의 가설재는 나무이기에 을 쓴 것이지요. 는 음도 담당해요. 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樓閣(누각), 樓亭(누정)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자, 오늘은 춘향가의 한 대목을 들으면서 마치도록 하죠. 내일 뵙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