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 광고가 재미있어서 찍었어요. 그런데 내용이 범상치 않아 인터넷을 찾아 보니
신천희라는 시인의 작품으로 나와 있더군요. 저도 쬐금 글을 보는 안목이 있나 봅
니다. 하하하.
재미있는 것은 이 분이 스님이시라는 거에요. 게다가 아동문학에 주력하고 계신
분이라는군요. 그래서 그런지 이 시에는 동시에서 많이 사용하는 각운법이 사용되
고 있어요. '~야, ~라, ~나, ~지' 등이 그것이지요. 어떤 예가 있을까요? '산토끼'
와 '달맞이'가 떠오르네요. "산토끼 토끼야, 어디를 가느냐…" "동무야 나오너라 달
맞이 가자 …"
동시 기법을 사용한 시이지만 내용은 평범치 않아 보여요. 이 시에 등장하는 핵심
어는 날씨, 옷, 술이지요. 날씨, 특히 추운 날씨는 혹독한 시련을 상징하지요. 구체
적으로는 물질적 궁핍을 나타낸다고 보여요. 그런 궁핍에 대처하는 시인의 해법은
물질적 충족[옷]이 아니에요. 정신적 충족[술]이에요. 술을 마시면 마음이 넓어지
고 훈훈해 지잖아요. 외형적으론 주태백의 술타령을 표현한 것 같지만 실제는 보살
정신을 구현한 시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혹독한 시련을 넓은 마음과 훈훈한
인정으로 극복하려는 사람은 타인의 고통에 대해서도 결코 눈감으려 하지 않을테
니까요. 그런 사람을 보살이라고 하잖아요? ^ ^
이상은 저의 황당한 시 해설이었습니다. ^ ^
자, 한자를 자세히 좀 알아 볼까요? 1자 밖에 안되고 많이 알려진 한자라 공부 부
담이 없군요. ^ ^
酒는 두가지로 풀이해요. 하나: 술병에서 술이 흘러나온 모양을 그린 것이다. 이
경우 氵(물수)는 흘러나온 술방울을, 酉는 술병을 그린 것이라고 봐요(兀은 술병
의 입구와 목을, 曰은 술병의 몸체와 거기에 담긴 술을 그린 것이에요). 둘: 氵(물
수)와 酉(열째지지유, 여기서는 음력 8월이란 의미로 사용됨)의 합자이다. 음력
8월에 추수한 곡식과 물을 혼합 발효하여 만든 식품을 술이라 한다. '술주'라고
읽지요. 酒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酒店(주점), 淸酒(청주)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제가 아는 어떤 분은 미혼인 후배들에게 결혼 상대자와 꼭 술을 먹어
보라고 권해요. 술을 먹어보면 그 사람의 됨됨이를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나름대로 일리가 있는 것 같애요. 취하면 본색이 드러나기 마련이니까요. ^ ^
오늘은 평가 문제를 아니내도 괜찮겠지요?
그나저나 신천희 시인께서 이 술집에 써붙인 자신의 시를 보면 무슨 생각이 드
실지 매우 궁금해 집니다. 하하하. 내일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