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어떤 지인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머리에 있는 것이 가슴에 내려가기 까지는 70년이 걸린데..." 지인의 말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평생 '아는 척'만 하다 생을 마감하는 것이 아닐까 싶더군요. 더불어 '안다는 것'이 되려 온전한 삶을 방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구요.

 

오늘 사진의 내용은 그런 '척'하는 앎을 버리라는 경고의 메시지에요. 입차문내막존지해(入此門內莫存知解). "이 문에 들어 서는 자, 절대 알음알이를 간직하지 말라!"는 뜻이에요. 섣부른 '앎'에 대한 경고이자 '앎' 그 자체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죠. 이는 불립문자(不立文字)를 강조하는 선종(禪宗)의 강조점인데,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것 같아요. '앎=삶'의 생활을 하기 하지만, 그 앎이 과연 우리 삶의 질[행복]에 얼마만한 기여를 하고 있는지는 반성해 볼 여지가 있는 것 같아요. 얼마나 알아야 삶의 질[행복]이 나아지는 걸까요? 앎을 버리면 삶의 질[행복]은 형편없이 퇴락할까요?

 

한 글자씩 읽어 볼까요? 들(入) 이(此) 문(門) 안(內) 말(莫) 있을(存) 알(知) 이해할(解). 처음 접하는 글자들만 좀 자세히 알아 보도록 하죠.

 

은 식물의 뿌리가 땅 속으로 파고 들어가는 모양을 그린 거에요. 丨은 줄기를, 八은 뿌리를 그린 것이지요. 入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出入(출입), 入場(입장)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止(그칠지)와 匕(比(나란할비)의 옛글자)의 합자에요. 나란히 차례대로 자신이 서야할 곳에 서있다란 의미에요. '이'란 의미는 본 뜻에서 연역된 것이에요. 서 있어야 할 곳은 바로 '이(곳)'이란 의미지요. 此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彼此(피차), 此際(차제)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冂(멀경)과 入(들입)의 합자에요. 먼데서(밖에서) 가까운 곳으로(안으로) 들어온다는 뜻이에요. 冂을 집으로 보고, 집안에 들어갔다란 뜻으로 풀이하기도 해요. 內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內外(내외), 內面(내면)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해[日]가 풀들이[十十과 大는 艸(풀초)의 변형이에요] 우거진 속에 들어간 모습을 그린 것으로, 해가 져서 어둑어둑하다는 의미에요. '저물다'란 의미지요. 지금은 '저물다'란 의미를 暮(저물모)로 표현하고, 莫은 주로 '없다, ~하지 말라' 등의 의미로 사용해요.  '없다, ~하지 말라'는 본 뜻에서 연역된 의미에요. 설명 안드려도 충분히 이해하실 것 같아요. ^ ^ 莫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莫大(막대), 莫重(막중)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子(아들자)와 才(재주재)의 합자에요. 才는 초목이 막 싹을 틔우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에요. 막 싹을 틔우는 초목을 잘 보호하듯이 어린 자식을 애지중지하며 애틋한 마음을 갖는다란 의미에요. 存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存在(존재), 保存(보존)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矢(화살시)와 口(입구)의 합자에요. 矢에는 '예리하다, 정확하다'란 의미가 내포되어 있어요. 대상에 대해 정확하고 예리하게 말할 수 있을만큼, 대상을 잘 알고 있다란 의미에요. 知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知識(지식), 知性(지성)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보실까요?

 

1. 다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들입, 이차, 안내, 말막, 있을존, 알지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保(     ), 彼(     ), (     )外, (     )場, (     )重, (     )性

 

3. 다음을 뜻과 음으로 소리내어 읽고 의미를 풀이하여 보시오.

 

    入此門內莫存知解

 

 

주말이군요. 머리 속을 비우기 위해서 주말 내내 아무 것도 안보고 지내는 것은 어떨런지요? ^ ^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