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가운 비가 내려 사진을 한장 찍었네요. 사진 솜씨가 시원치 않아 비내리는 모습이 제대로 보이질 않는군요 ㅠㅠ 문득 비내리는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비를 나타내는 한자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궁금해지더군요. 사전을 찾아 봤더니 의외로 몇 자 안되더군요.
우선, 비를 뜻하는 한자가 雨(비우)인 것은 잘 아시죠? 그 다음 가늘게 오는 비는 霂(가랑비목), 霎(가랑비삽)으로 표현해요. 사흘이상 오는 비는 霖(장마림)으로 표현하고, 열흘이상 오는 비는 霪(장마음)으로 표현해요. 흙비는 霾(흙비올매)로 표현해요. 사전에 나온 비의 종류를 표현한 한자는 이 정도에요. 너무 싱겁죠? ^ ^
이에 비해 우리 말의 비를 표현하는 말은, 인터넷을 찾아보니 무려 50가지 이상이 되더군요. 이런 점에서 보면 우리 말은 대단히 섬세하고 시적이며, 한자는 좀 감각이 무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군요. ^ ^ (우리 말의 비를 표현하는 말은 http://blog.daum.net/ondari/1704370 참고)
한자를 좀 자세히 알아 볼까요?
雨는 하늘(一)과 구름(巾)과 빗방울(〃〃)을 표현한 것이에요. 구름 낀 하늘에서 비가 오는 모양을 표현한 것이지요. 雨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雨中(우중) 雨傘(우산) 등을 들 수 있겠네요.
霂은 雨(비우)와 沐(머리감을목)의 합자에요. 머리만 감는 것처럼, 가지만 적시고 뿌리까지는 적시지 못하는 적은 량의 비라는 의미에요. 霂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霢霂(맥목, 가랑비) 정도를 들 수 있겠네요.
霎는 雨(비우)와 妾(첩첩)의 합자에요. 작은 부인을 일컫는 첩(妾)처럼 가늘고 작게 내리는 비라는 의미에요. 霎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霎霎(삽삽, 비오는 소리를 묘사한 의성어), 霎雨(삽우, 가랑비) 정도를 들 수 있겠네요.
霖은 雨(비우)와 林(수풀림)의 합자에요. 나무가 많은 숲처럼 그 양(量)이 많은 비라는 의미에요. 霖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霖雨(임우), 霖霖(임림, 비가 그치지 않고 내리는 모양) 등을 들 수 있겠네요.
霪은 雨(비우)와 淫(담글음, 보통 '음란할음'으로 많이 사용되죠)의 합자에요. 모든 것이 물에 담겨진 것처럼 질척질척할 정도로 그 양이 많고 오랫동안 오는 비라는 의미에요. 霪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霪雨(음우), 霪霖(음림) 정도를 들 수 있겠네요.
霾는 雨(비우)와 狸(埋(묻을매)와 통용. 여기서는 '매'라는 음만 담당)의 합자로, 흙먼지가 비처럼 쏟아지는 것을 의미해요. 霾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霾翳(매예, 흙비로 인하여 하늘이 흐린 모양), 霾風(매풍, 흙비가 오게 하는 바람) 정도를 들 수 있겠네요.
오늘은 문제를 아니 내겠습니다. 대신 노래를 한 곡 불러 보시죠~ ^ ^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내일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