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른쪽 사진의 주련을 보도록 하죠. 차호명월성삼우(且呼明月成三友)라고 읽어요. "또 밝은 달을 불러 세 벗을 이루었네" 라고 풀이해요. 밝은 달빛 아래 매화 향기를 감상하는 선비의 모습이 떠오르는군요.

 

선비들이 달을 좋아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윤선도 선생이 대신 답변해 주시는 것 같아요.

 

쟈근 거시 노피 떠셔 만물을 다 비취니/ 밤듕의 광월(光月)이 너만 하니 또 잇느냐/ 보고도 말 아니하니 내 벋인가 하노라

 

달에서 어둠을 밝히는 선각자의 이미지를 본 것 아닌가 싶어요. <맹자>에 보면 '옛 사람은 뜻을 얻으면 백성에게 그 혜택이 가게 했고 궁벽하게 되면 독선기선(獨善其身)했다"는 말이 있어요. 사(士)에게 선각자적인 자기 수양을 강조했던 것이지요. 이런 류의 전통이 달을 선비들이 선호하는 대상물로 만든 것이 아닌가 싶어요.^ ^

 

아, 한가지 고백(?)할게 있어요. 추사기념관에서 파는 추사고택 주련 해설집에서는 위 주련의 순서를 '且呼明月成三友 好共梅花住一山'으로 풀이하고 있어요.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好共梅花住一山 且呼明月成三友'라고 해야 의미가 통할 것 같아서 순서를 바꿔 풀이 했어요. '또(且)'라는 말이 처음에 나오는 것이, 암만 생각해도, 어색해서 말이죠. ^ ^

 

한자를 하나씩 읽어 볼까요? 또차() 부를호() 밝을명() 달월() 이룰성() 석삼() 벗우(), 차호명월성삼우(且呼明月成三友).

 

한자를 좀 자세히 알아 보도록 할까요? 且, 明, 友만 살펴 보도록 하겠어요. 다른 것은 전에 다뤘거든요. ^ ^

 

는 두가지로 풀이해요. 하나. 조상의 신주를 모신 사당을 그린 것이다. 위의 一은 지붕, 양쪽의 丨丨은 벽면, 가운데의 二는 대들보, 맨 아래의 一은 땅을 의미한다. 둘. 희생용 짐승을 얻어 놓은 용기를 그린 것이다. 위의 一은 희생의 얼굴, 양쪽의 丨丨은 희생의 다리, 가운데의 는 도마 판, 맨 아래의 은 다리를 의미한다. 둘 다 일리가 있죠? '또'라는 의미는 여기서 연역된 것으로 보여요. 사당에 제사를 드리기 위해 '또' 제물을 준비했단 의미로 말이죠. 且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苟且(구차), 且月(차월, 음력 6월의 별칭)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日(날일)과 月(달월)의 합자에요. 매우 밝다는 뜻이지요. 해와 달이 함께 있으니 오죽 밝겠어요? ^ ^ 明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明日(명일), 分明(분명)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二(두이)와 又(手(손수)의 변형)의 합자에요. 두 손을 마주 잡은 모습을 표현한 것이지요. 여기서 서로 마음이 통하고 협력하는 친구(벗)라는(이라는) 의미가 나왔지요. 友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親友(친우), 友情(우정)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할 겸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또차, 밝을명, 벗우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分(    ), 苟(    ), 親(    )

 

3. 다음을 소리내어 읽고 뜻을 풀이해 보시오.

 

    且呼明月成三友

 

 

추사고택 주련 기행은 오늘로 마감해요. 찍어온 사진이 더 있는데, 너무 오래 하니 좀 지루한 감이 없잖아 있어서... ^ ^  내일 뵈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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