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고택이에요. 보시다시피 기둥마다 주련이 붙어있죠? 글씨도 좋은데다 내용도 좋아서 사진을 여러 장 찍었어요. 전에는 주련 밑에 해설이 없었는데, 지금은 해설을 붙여 놓았더군요. 좀 볼품없이 붙여 놓은게 약간 거슬리긴 하지만(^ ^) 그래도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 도움을 주어 고맙더군요. 앞으로 얼마간 추사고택 주련 기행을 같이 떠나 보도록 하시죠.

 

추사 선생께서는 평생 벼루 10개를 구멍내고 붓 일천 자루를 몽당 붓으로 만드셨다고 해요. 약간의 과장은 있겠지만 보통 이상의 노력을 기울이셨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애요. 천재란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이뤄진다는 에디슨의 말이 추사 선생께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 같아요. 천재는 동서양을 떠나 공통점이 있나 봐요.

 

자, 오늘 볼 주련은 이거에요. 짝을 맞춰 놓은 것이기 때문에 하나만 소개할 수 없어서 한꺼번에 소개했어요. 그러나 내용과 한자는 두 번에 나누어서 살펴볼까 해요. 오늘은 왼쪽 사진에 나온 것 부터...

 

 

 

 

구곡수통다조외(句曲水通茶竈外)라고 읽어요. '차 끓이는 부엌 밖으론 구곡산 물이 통하고(흐르고)'라고 풀이해요. 주방 주변의 풍경을 그린 것이에요. 구곡산은 본래 중국에 있는 산으로 양(梁)나라 때의 유명한 도가 사상가인 도홍경(陶弘景)이 거처하던 곳이에요. 이 구절은 추사 선생의 거처지가 구곡산과 진배 없음을 나타냄과 동시에 선생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도 은연중 표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한자를 뜻과 음으로 한 자씩 읽어 볼까요? 굽을구(句), 굽을곡(曲), 물수(水), 통할통(通), 차다(茶), 부엌조(竈), 바깥외(外), 구곡수통다조외(句曲水通茶竈外).

 

이제 자세히 알아 볼까요? 曲과 水는 전에 다뤘으니 빼도록 하죠. ^ ^

 

는 纠(얽힐규)의 약자인 니와 口(입구)의 합자에요. 할 말이 없어 입을 다물고 있듯이 이리저리 얽혀 꼼짝 못하고 있다는 의미에요. '구부러지다'란 의미는 여기서 연역된 것이지요. 꼼짝 못하고 있는 상황은 그렇지 않은 상황에 비해 구부러진 상태지요. 종종 '글귀구'라고도 많이 읽어요. 글이라는 것이 이리저리 내용이 얽혀서 전개되잖아요. 이 역시 본 의미에서 연역된 것이라고 볼 수 있지요. 句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句節(구절), 句戟(구극, 구부러진 창)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辶(쉬엄쉬엄갈착)과 甬(솟을용)의 합자에요. 솟아 오르듯이 거침(막힘)없이 가다란 의미에요. 通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疏通(소통), 通過(통과)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艹(풀초)와 余의 합자에요. 余는 음을 담당하는데, 지금은 人밑에 木을 써서 표기하죠. 차나무의 잎을 채취하여 우려낸 음료란 뜻이에요. 茶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茶房(다방), 茶菓(다과)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아궁이[穴: 구멍혈]가 있는 음식 만드는 장소란 의미에요. 穴이외의 글자는 음을 담당해요. 竈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竈突(조돌, 굴뚝이란 뜻이에요), 竈王(조왕, 부엌을 지배하는 신이란 뜻이에요)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夕(저녁석)과 卜(점복)의 합자에요. 점은 본래 주간(晝間) 행사(行事)시 치는 것인데, 날이 저물어 일을 마친 저녁에 점을 치니 본래 점치는 것과 거리가 있다는 의미에요. '바깥'이란 의미는 여기서 연역된 것이지요. 外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疏外(소외), 度外視(도외시)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자, 정리할 겸 문제를 풀어 보실까요?

 

1. 다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허벅지에 써 보시오.

 

    굽을구, 통할통, 차다, 부엌조, 바깥외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度(     )視, (     )王, 句(     ), (     )通, (     )

 

3. 다음을 소리내어 읽고 풀이해 보시오.

 

 句曲水通茶竈外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내일 뵈요~ ^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