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不言而喩 何傷乎默 得中而發 何患乎笑'를 보시죠. 직접 음을 한 번 읽어 볼까요? 불언이유 하상호묵 득중이발 하환호소. 해석도 바로 해볼까요? 말하지 않고도 깨우쳐줄 수 있으니 침묵한다하여 해될 것이 뭐 있으며, 시중을 얻어서 알맞게 표현하니 웃기만 한다하여 문제될 것이 뭐 있겠는가.
동양 철학에서는 말에 대한 불신이 강하지요. 논어에 보면 '교언영색 선의인(巧言令色 鮮矣仁)'이라 해서 말 잘하는 것과 인(仁)과는 거리가 멀다는 말이 나와요. 유교만 그런 것이 아니라 불교나 도교에서도 마찬가지죠. 참된 진리는 말로 포착하기 힘들며, 말로 유려하게 하면 할수록 진리와 멀어진다는 의식이 강한 것이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진리는 진리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서양철학과는 대조적이에요.
위의 구절을 읽으면서 수긍의 마음이 드시나요, 아니면 부정적인 생각이 드시나요? 전, 수긍의 마음이 들던데... 모르긴 해도 님께서도 마찬가지 아니실까 싶어요. 서구사상의 세례속에 살고 있지만 우리 의식의 저변에는 여전히 동양적인 가치관이 깊이 잠재해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어요.
자, 한자를 좀 자세히 살펴 볼까요? 일부는 빼겠어요. ^ ^
言은 두가지로 설명해요. 하나. 말을 한다는 의미의 口(입구)와 음[언]을 담당하는 나머지 글자로 구성되었다. 둘. 上(위상)의 초기 글자인 二와 혀의 의미인 舌(혀설)이 결합된 글자로, 혀 위에서 나오는 것이란 '말'이란 의미이다. 둘 다 의미가 통하죠? ^ ^ '말씀언'이라고 읽어요. 言은 語(말씀어)와 붙여서 많이 사용하죠. 의미차이가 조금 있어요. 言은 대상에 대해 직접 말하는 것이고, 語는 논란을 벌인다는 의미에요. 言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言論(언론), 言辯(언변) 등을 들 수 있겠네요.
喩는 口(입구)와 兪의 합자에요. 兪는 지금은 '그러하다'란 의미로 사용하지만, 본래는 뗏목이란 의미였어요. 뗏목으로 물 이쪽에서 저쪽으로 건너가듯 말[口]로 건네준다(건너간다), 즉 깨우쳐준다(깨우친다)란 의미지요. '깨우쳐줄(깨달을)유'라고 읽어요. 喩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風喩(풍유), 直喩(직유) 등을 들 수 있겠네요.
何는 사람[人]이 무언인가를 짊어지고 있다는 의미에요. 可는 음을 담당하는데 소리값이 약간 변했죠(가-->하). 지금은 '무엇'이라는 뜻으로 사용하고, 짊어지고 있다란 의미는 荷(멜하)로 표기해요. '어찌하'라고 읽어요. 何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如何(여하), 何等(하등) 등을 들 수 있겠네요.
傷은 다른 이[人]에게 상처를 주었거나 입었다는 의미에요. 나머지 부분은 음을 담당하는데 소리값이 약간 변했죠(양 -->상). '상할상'이라고 읽어요. 傷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傷處(상처), 損傷(손상) 등을 들 수 있겠네요.
得은 彳(걸을척)과 貝(조개패)의 변형과 손[手: 손수]의 변형인 寸을 합친 자에요. 현장에 가서 힘들게 조개를 채취해 얻었다란 의미지요. '얻을득'이라고 읽어요. 得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獲得(획득), 得失(득실) 등을 들 수 있겠네요.
發은 활[弓: 활궁]을 쏘았다란 의미에요. 나머지 부분은 음을 담당하죠. '쏠발'이라고 읽어요. '피다'라는 의미로도 많이 사용하는데, '쏘다'라는 의미에서 연역된 것이에요. 發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發射(발사), 發芽(발아) 등을 들 수 있겠네요.
患은 串(꿸천)과 心(마음심)의 합자에요. 마음이 근심스런 생각에 꿰어있는 상태란 의미지요. '근심환'이라고 읽어요. 患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憂患(우환), 患者(환자)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자, 정리할 겸 문제를 한 번 풀어 볼까요?
1. 다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말씀언, 깨우칠유, 어찌하, 상할상, 얻을득, 쏠발, 근심환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如( ), ( )失, ( )處, ( )射, 風( ), 憂( ), ( )論
3. 다음을 소리내어 읽고 그 뜻을 풀이해 보시오.
不言而喩 何傷乎默 得中而發 何患乎笑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내일 뵈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