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경허 스님이 주석하셨던 절집 현판을 보도록 하죠. 天藏菴(천장암)이에요. 天은 하늘천, 藏은 감출장, 菴은 암자암이에요. 菴은 지난 번 간월암에서 나왔던 庵과 통용해서 써요. 암자 이름이 '하늘이 숨겨놓은 곳'이네요. 무슨 의미일까요? 깊숙한 곳이란 의미도 있겠고(실제로 매우 깊숙한 곳에 있어요 ^ ^) 하늘이 세상을 위해 무언가를 숨겨 놓은 곳이란 의미도 있을 것 같아요. 진리를 간직하고 있다는 의미겠지요. 경허 스님이 이곳에서 득도하셨다고 하니 이 의미도 맞을 것 같아요 ^ ^ 이참에 경허스님께서 득도 하셨다는 방을 한 번 구경해 볼까요?
1평이 채 안되는 눕기도 힘들 정도의 공간이더군요. 이곳에서 스님은 1년간 수행을 하셨다고 해요. 모기와 빈대가 많아 이들에게 물리고 뜯겨 온몸이 헐은 적이 많으셨다는군요. 불살생의 계율을 지키시다보니 그러셨겠지요. 아마 스님은 이곳에서 장좌불와(長坐不臥: 계속 앉아 있고 눕지 않음)의 수행을 하셨을 것 같아요. 스님은 한창 수행하실때는 잠을 물리치기 위해 송곳으로 살을 찌르기도 하고 칼을 갈아 턱밑에 놓기도 하셨다는군요.
스님의 방을 보면서 '나는 가진게 너무 많구나.'하는 반성을 하게 되더군요. 행복은 소유에서 오는게 아니라 존재에서 오는 것이라는 누군가의 말도 생각나구요. 스님의 방은 그 자체가 커다란 법문이었어요 ^ ^
자, 이제 한자를 좀 자세히 알아 볼까요?
天은 一 과 大의 합자에요. 大는 사람을 그린 것이고 一은 사람의 머리 위에 있는 그 무엇이란 의미에요. 사람[大]위에 있는[一] 지극히 높은 곳이란 의미지요. 天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天地(천지), 天下(천하) 등을 들 수 있겠네요.
藏은 十十(풀초)와 臧(숨길장)의 합자에요. 풀[十十]로 덮어 숨겨서[臧] 안보이게 한다란 의미지요. 본래 臧으로만 표기했는데 후에 十十가 추가 되었어요. 臧은 음도 담당하죠. 藏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守藏(수장), 八萬大藏經(팔만대장경)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오늘은 요기까지 ^ ^
정리할 겸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을 안보고 쓸 수 있을 때까지 허벅지에 써 보시오.
藏 감출장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 )地, 守( )
3. 정좌하고 10분간 명상하시오.
내일 뵈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