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제가 사는 지역의 한 중학교 이름이에요. 한자를 하나씩 읽어 볼까요? 瑞는 상서로울서, 山은 뫼산, 富는 부유할부, 春은 봄춘, 中은 가운데중, 學은 배울학, 校는 학교교에요. 한꺼번에 붙여서 읽으면, '서산부춘중학교'라고 읽어요.

 

요즘은 대부분 학교 간판(?)을 한글로 하죠. 그런데 이 학교는 고맙게도(^ ^) 한자로 했네요. 자료를 살펴보니  이 학교는 1994년에 개교했다고 돼있어요. 20여년전만 해도 한자로 학교 간판을 하는게 보편적이었나 봅니다. 사진을 보면 간판 뒤에 정사각형의 모양이 있죠? 여기에다 한글 샘물체로 학교 이름을 달으면 훨씬 더 멋있을 것 같아요 ^ ^ 아무튼 20여년이 지난 지금 한자로 쓴 학교 간판은 왠지 좀 무겁고 어두운 느낌이 드는군요. (혹 이 학교와 관련된 분이 이 글을 읽으신다면 오해 없으시길 바래요. 이 학교를 비하하고자 하는 의도가 전혀 아니랍니다. 단지 간판을 보면서 느끼는 소감을 적었을 뿐이랍니다.)

 

자, 이제 한자를 한자씩 자세히 알아 볼까요?

 

瑞는 玉(구슬옥)과 耑의 합자에요. 耑은 揣(헤아릴췌)의 줄임자로 음을 담당해요(소리값이 좀 변했죠). 瑞는 본래 작위에 따라 나누어주던 옥으로 만든 기물이란 뜻이었어요. 그래서 玉이 뜻부분으로 들어간 것이죠. 음을 담당하는 耑은 뜻도 일부분 담당하고 있어요. 기물을 나눠줄 때는 그 사람의 직책에 적합한가 헤아린다는 의미로 말이죠. 일반적으로 상서롭다란 의미로 많이 사용하는데, 옥으로 만든 기물을 하사받는데서 의미가 연역된 것이에요. 기물을 하사받는 것은 좋은 일 아니겠어요? 瑞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祥瑞(상서), 瑞氣(서기) 등을 들 수 있겠네요.

 

山은 잘 아시죠? ^ ^ 산봉우리와 골짜리를 형상화한 글자에요. 山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山川(산천), 山岳(산악) 등을 들 수 있겠네요.

 

富는 宀(집면)과 畐의 합자에요. 집에 재화가 풍부하고 모든 것이 구비되어 있다는 의미죠. 그래서 宀으로 뜻을 삼았죠. 畐은 음을 담당하는데 뜻도 일부분 담당하고 있어요.  畐은 高와 田의 합자인데 수확한 곡식을 밭에 높이 쌓아 올렸다는 의미죠. 이 의미로, 풍부하고 구비되어 있다는 본 의미를 덧보태주고 있는 것이지요. 富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富裕(부유), 貧富(빈부) 등을 들 수 있겠네요.

 

春은 艸(풀초)와 屯(어려울준)과 日(날일)의 합자에요. 春의 본래 의미는 '밀고 나온다'에요. 봄날이 되면 초목의 새싹이 안에서 땅과 껍질을 뚫고 밖으로 밀고 나오죠. 그래서 艸와 日로 뜻을 삼았어요. 屯은 음을 담당하는데(음이 좀 변했죠), 뜻도 일부분 갖고 있어요. 屯은 새싹이 힘겹게 땅을 뚫고 나온다는 의미가 있거든요. 이 의미로, 본래의 의미를 보충해주고 있는 것이지요. 春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春夏秋冬(춘하추동), 春分(춘분) 등을 들 수 있겠네요.

 

中은 지난 번에 한 번 설명했어요. 그래도 다시 한 번 볼까요? 中은 口와 丨을 합친 것인데 口는 상하좌우의 사방을 의미하는 것이고 丨는 위에서 아래로 꿰뚫어 좌우를 균평하게 나누었다는 의미에요. 이 글자의 원의미는 '안[內]'이란 뜻인데 위도 아니고 아래도 아니며 좌도 아니고 우도 아닌 그 '안'이란 뜻이지요. 그게 '가운데' 아니겠어요? 中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中國(중국), 中央(중앙)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學의 본래 모양은 斅이었어요. 斅은 敎(가르칠교)와  冖(덮을멱)과 臼(절구구)의 합자에요. 배운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가르침을 받아 몽매한 상황[冖]을 벗어나는 것이지요. 그래서 敎와  冖으로 뜻을 삼았어요. 臼는 음을 담당하는데(소리값이 엄청 변했죠) 뜻도 일부분 담당하고 있어요. 절구질을 할 때는 대개 두 사람이 하죠. 찧을 것을 넣는 사람과 그것을 찧는 사람. 그처럼 배움도 선생과 학생 두 사람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본의미를 보충해주고 있는 것이지요. 學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學問(학문), 學者(학자) 등을 들 수 있겠네요.

 

校는 지난 번에 한 번 다뤘죠? 그래도 다시 한 번 볼까요? 校는 본래 족쇄나 수갑같은 범죄자를 결박하는 도구의 의미였어요. 그 도구의 재료는 나무였기에 왼쪽에 木이 들어가 있는 것이지요. 오른쪽의 交는 양 다리가 교차된 모양을 표현한 것으로, '합쳐져 있다'는 의미가 들어있어요. 족쇄나 수갑은 합쳐져야 죄수를 결박할 수 있기에, 이 글자로 음을 삼은 것이지요. 종합하면, '두 개를 합쳐 죄수를 꼼짝못하게 결박지우는 형벌 도구' 정도가 이 글자의 의미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런데 이 글자가 학교라는 뜻을 갖게 된 건 敎(가르칠교)와 음이 같기 때문이에요. 校가 敎와 음이 같다보니 '가르치다, 가르치는 곳'이란 뜻을 갖게 된 것이지요. 校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校門(교문), 校庭(교정)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자, 이제 정리할 겸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손바닥에' 써보시오.

 

   상서로울서, 뫼산, 부유할부, 봄춘, 가운데중, 배울학, 학교교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보시오.

 

  (     )夏秋冬, (     )岳,  (     )氣,  (     )庭,  (     )問,  (     )央, (     )裕

 

3. 여러분이 학교를 세웠다고 가정하고, 그 학교의 이름을 한 번 지어 보시오.

 

 

오늘 라디오에서 시사프로그램을 들었는데 선생님들의 직업 만족도가 OECD국가중 최하위에 속한다고 하더군요. 급료면에선 최상위에 속하는데. 분석요인으로 학생들의 인권 향상에 따른 교권의 상대적 위축, 학교내의 관료적 분위기, 사교육 대비 부실한 공교육 등을 들더군요. 선생님들의 불만족은 교육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기에 대책 마련이 시급할 것 같아요. 대책은 분석 요인의 반대가 아닐까 싶더군요. 교권의 강화, 학교내의 민주적 분위기, 공교육 강화 등. 그러나 한결같이 쉬운 과제가 아니라, 앞으로도 선생님들의 직업 만족도가 올라가기는 어려워 보여요. 프로그램 진행자도 그렇게 말하더군요. 안타까운 일이에요. 33==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내일 뵈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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