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풀이 땅콩, 오징어 있어요!"

 

예전에 어디서 많이 들어본 소리죠? 여행길을 즐겁게 만들어 주었던 땅콩, 오징어처럼 일상에서 마추지는 한자들을 가지고 한자공부를 즐겁게(?) 해볼 생각입니다. 주로 제가 사는 지역에서 만난 것들을 가지고 할 수 밖에 없어 좀 협소한 감이 없잖아 있어요. 너른  이해를 ~

 

이것은 ㅇㅇㅇㅇ중학교 교정에 있는 것을 찍은 거에요. 이런 것은 어느 학교나 대개 하나씩 있죠. 비용도 많이 들였을 거에요. 그런데 문제는 학생들이 그 내용을 모른다는 사실. 한자로 표기되어 있기 때문이죠. 실제 이 학교 학생들에게 한 번 읽어 보라고 하니, 제대로 읽는 학생이 없더군요. 해당학교의 교육이념인만큼 학생들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을 것 같더군요. 여담인데, 제가 본 가장 멋진 것은 풀무학교의 '위대한 평민'이었어요. 한글로 해놓은 것도 좋았지만, 내용이 너무 멋져(?) 보이더군요.

 

돌에 씌여진 것을 한 번 읽어 볼까요? 왼쪽부터 읽는 건 아시죠? 세로 쓰기 일때는 오른쪽부터 읽어야 하지만 가로 쓰기 일때는 왼쪽부터 읽어야 하죠.  맨 위에 있는 校訓은  학교교 가르칠훈 교훈, 正直은 바를정 곧을직 정직, 創造는 비롯할창 지을조 창조, 奉仕는 받들봉 섬길사 봉사라고 읽어요. 이 학교는 정직하고 창조적이며 봉사하는 학생을 교육목표로 두고 있는 모양입니다.

 

이제 한 걸음 더 들어가 한자를 좀 깊이있게 알아 볼까요?

 

校는 원래 학교라는 뜻이 아니었어요. 본래는 족쇄나 수갑같은 범죄자를 결박하는 도구의 의미였지요. 그 도구의 재료는 나무였기에 왼쪽에 木이 들어가 있는 것이지요. 오른쪽의 交는 양 다리가 교차된 모양을 표현한 것으로, '합쳐져 있다'는 의미가 들어있어요. 족쇄나 수갑은 합쳐져야 죄수를 결박할 수 있기에, 이 글자로 음을 삼은 것이지요. 종합하면, '두 개를 합쳐 죄수를 꼼짝못하게 결박지우는 형벌 도구' 정도가 이 글자의 의미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런데 이 글자가 학교라는 뜻을 갖게 된 건 敎(가르칠교)와 음이 같기 때문이에요. 校가 敎와 음이 같다보니 '가르치다, 가르치는 곳'이란 뜻을 갖게 된 것이지요. 한자에서는 음이 같으면 글자 모양이 달라도 상대편 글자의 뜻을 취해 오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맹자>에 보면 "상(庠) 서(序) 학(學) 교(校)를 설립하여 교육을 시행한다. 상이란 양(養)이고 교란 교(敎)이고 서란 사(射)다. 하나라 때는 교라 하였고 은나라 때는 서라 하였고 주나라 때에는 상이라 하였다. 학이란 명칭은 하 은 주 삼대에 공통된 것으로, 모두 인륜을 밝히기 위한 것이었다"란 내용이 나와요. 학교(學校)란 명칭이 무척 오래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요.

 

校의 交가 들어갈 한자들은 대개 발음을 '교'로 해요. 較(비교할교) (성밖교). (본받을효)는 소리값이 좀 바뀐 경우죠.

 

訓은 좋은 말과 아름다운 말로 사람을 인도한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言(말씀언)이 들어가 있는 것이지요. 川(내천)은 음 부분인데(소리값이 좀 바뀌었죠), 관개시설을 잘하여 물이 막힘없이 흐르도록 한다는 의미가 들어 있어요. 결국 訓은 좋은 말과 아름다운 말로 사람을 잘 가르쳐 예와 의에 달통하도록 만든다는 의미지요. 訓으로 시작되는 대표적인 어휘가 뭐죠? 그렇죠! 訓民正音(훈민정음: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이죠.

 

正은 一 과 止(그칠지)가 합쳐진 것이에요. 一은 불편부당한 가치를 의미하고, 止는 머문다는 의미이지요. 불편부당한 가치를 잃지 않고 늘 간직하면 항상 올바를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正이 들어간 한자는 대개 발음을 '정'으로 해요. 政(정치정) 征(칠정).

 

直은 十과 目(눈목)이 합쳐진 글자에요.10개의 눈이, 즉 많은 사람이 지켜보고 있다는 뜻이지요.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데, 숨길 데가 어디 있겠어요. 다 드러나겠죠. 그래서 이 글자의 뜻이 숨김없이 다 드러낸다는 의미의 '곧다'란 뜻이 된 거에요. 사리에 어긋나지 않는 곧은 마음을 뭐라고 할까요? 답은 설명에 다 들어있어요. 바로 悳(덕덕)이지요. 悳은 徳으로 표기하기도 하죠. 흔히 悳(德)과 짝을 이뤄 쓰이는 말이 뭐죠? 바로 道(길도)이죠. 道德. 

 

創은 본래 상처란 뜻이에요. 칼에 맞아 상처가 났다는 뜻에서刂(칼도)가 들어간 것이지요. 倉은 곡식 저장소를 말하는데 이곳이 잘못되면 곡식이 바깥으로 새나올수 있잖아요? 칼을 맞으면 상처가 생겨, 창고에서 곡식이 새나오듯, 피가 나온다는 의미로 음부분을 삼은 것이지요. 종합하면 칼을 맞아 피가 난 상처 정도의 의미가 되겠네요. 이게 왜 '비롯(처음)'이란 의미로 사용하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견강부회(牽强附會: 억지 설명)하면 칼에 맞아 피가 나온 시점에서 '비롯(처음)'이란 의미를 갖게되지 되지 않았나 싶어요. 創이 들어간 대표적인 한자는 뭘까요? 혹시 우리 나라 최초의 문학동인지 이름을 아시는지요? 그 이름에 바로 이 한자가 들어가 있죠. 답은? 創造.

 

造는 본래 성취하다란 뜻이에요. 성취하려면 현장에 직접 가야겠죠? 그래서 '가다'라는 의미의 辶(쉬엄쉬엄갈착)이 들어가 있는 것이에요. 그리고 성취한 것은 알려야 되지 않겠어요? 그래서 알리다라는 의미의 告(고할고)가 음으로 들어가 있는 것이지요(음가가 좀 바뀌었죠). 종합하면 남에게 널리 알릴만한 일을 해내다 정도의 의미가 되겠네요. 造가 들어간 단어를 한 번 생각해 볼까요? 造成(조성), 造景(조경)등을 생각해 볼 수 있겠네요.

 

奉은 초기 글자에서는 사람이 옥을 양손으로 받들고 있는 모양으로 표현돼 있어요. 여기서 받들다란 뜻이 나온 것이지요. 예를 하나 들어 볼까요? 사적인 것을 누르고 공적인 것을 먼저 받든다는 말을 4자로 뭐라 표현하죠? 滅私奉公(멸사봉공)이라고 하죠. 奉자가 들어간 한자는 대개 봉으로 읽어요. 俸(녹봉), 棒(몽둥이봉).

 

仕는 본래 관직에 나아갈 공부를 하다란 뜻이었어요. 그런 공부를 하는 사람의 대표적인 자가 士(선비사)이죠. 그래서 亻과 士를 결합하여 만든 것이죠. 그런데 왜 이 글자가 섬기다란 뜻을 갖게 됐을까요? 견강부회하면, 관직에 나아가면 임금을 섬기게 되기 때문에 섬기다란 뜻을 갖게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仕가 들어간 예로는 뭐가 있을까요? 혹 仕宦(사환)이란 말을 아시는지요? 벼슬살이란 뜻이지요. 허드렛 일을 하는 사람을 사환이라고 불렀는데(지금은 이런 말 안쓰죠), 이 때는 使喚이라고 표기 합니다. 使는 시킨다, 喚은 부른다는 뜻이이죠. "어이 ~ 이것 좀 해 줘!" 하며 부르는 대상이죠.

 

자, 이제 정리할 겸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손가락으로 허벅지에' 써 보시오.

 

   학교교, 가르칠훈, 바를정, 곧을직, 비롯할창, 지을조, 받들봉, 섬길사

 

2. (    )안에 들어 갈 알맞은 한자를 '손가락으로 허벅지에' 써 보시오.

 

   (     )造, (     )宦,  滅私(    )公,  (    )成,  (     )直,  (     )民正音

 

3. 다음의 한자를 넣어 짧은 글을 지으시오.

 

   正直, 奉仕, 創造

 

여러분 학교의 교훈은 무엇이었는지요? 전, 도무지 기억이 안나요. 학교를 사랑하지 않았나봐요 ^ ^ 학교의 이념으로서 교훈이 꼭 필요하다면 학생들에게 제대로 교훈을 지도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만약 구두선에 그치는 것이라면 없애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너무 과격?).

자,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내일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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