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며칠간 경복궁 현판 기행을 해보도록 하죠. 경복궁은 광화문부터 들어가야 하는데, 아쉽게도 옆구리(국립고궁박물관 주차장)로 들어가다보니 광화문 사진을 찍지 못했네요. 일행이 없었으면 가서 찍었을텐데, 아쉬워요. 그러고보니 경복궁은 이상하게 옆구리로 들어가게 구조가 되어 있어요. 경복궁역을 나오면 바로 경복궁 정문이 아니라 옆구리에 있는 국립고궁박물관쪽으로 나오게 되어 있거든요. 경복궁을 제대로 보려면 세종 문화회관 쪽에서 경복궁을 향해 걸어 오면서 봐야 할 것 같아요. 그래야 예전의 궁궐 밖 육조거리의 모습도 상상할 수 있고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부터 경복궁 관람을 시작할 수 있거든요.

 

그럼 이제 현판을 보도록 할까요? 위에 있는 것은 광화문 다음에 나오는 勤政門(근정문) 현판이고, 아래에 있는 것은 勤政門 다음에 나오는 勤政殿(근정전) 현판이에요. 勤은 부지런할근, 政은 정사정, 門은 문문, 殿은 큰집전이라고 읽지요. 門과 殿의 이름을 勤政(정사에 부지런하다)이란 한 것이 상당히 독특(?)해요. 다분히 임금을 압박하는 내용이잖아요^ ^ 점잖게 표현해서 그렇지 막발로 하면 "똑바로 해! 안그러면..." 정도의 의미 아니겠어요? ^ ^  역대 임금님들은 이 현판을 보면서 늘 자신을 경계했을 것 같아요. '나는 과연 정사에 부지런한가?' 

 

자, 이제 한자를 좀 자세히 알아 볼까요?

 

勤은 力(힘력)과 菫(진흙근)의 합자에요. 어려움을 이기고 맡은 일에 전력 투구한다란 의미의 글자에요. 그래서 力으로 뜻부분을 삼았죠. 菫은 음부분인데 뜻도 일부분 갖고 있어요. 진흙은 가뭄과 추위에 강하기 때문에 파종하기에 좋은 흙이죠. 그래서 어려움을 이겨내고 맡은 일에 충실하다란 의미를 일부분 보충하고 있죠. 勤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勤勉(근면), 出勤(출근) 등을 들 수 있겠네요.

 

政은 正(바를정)과 攵(칠복)의 합자에요. 攵은 독려하고 가르친다는 의미이고, 正은 추구해야할 목표의 의미이죠. 따라서 政은 백성들을 독려하고 가르쳐 모두 올바른 길로 나아가게 한다란 의미에요. 正은 음도 담당하고 있지요. 政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政治(정치), 臨政(임정) 등을 들 수 있겠네요.

 

門은 戶(지게호: 한쪽자리 문) 두개가 합쳐진 자에요. 동시에 열고 닫으며 출입할 수 있는 문이란 뜻이에요. 門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出入門(출입문), 大門(대문) 등을 들 수 있겠네요.

 

殿은 殳(창수)와 展(臀(볼기둔)의 옛글자)이 합쳐진 자에요. 본래는 '용감히 군대의 후미에 서다'란 의미에요. 그래서 殳를 뜻부분으로 삼은 것이지요. 후미에 서면 적의 예상치 못한 공격을 받기 쉽기 때문에, 용감해야 후미에 설 수 있었지요. 展은 음(음이 약간 변했지요)을 담당하면서 본 뜻을 보충해주고 있어요. 볼기라는 신체의 후미 부분으로 뒤에 서다란 의미를 보충해주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왜 이 글자가 큰 집(대궐)이란 의미로 사용하게 됐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어요. 혹 큰 집을 의미하는 말은 있는데 글자가 없는 상태에서 殿의 음과 동일하기에 殿을 큰 집이란 의미로도 사용하게 된 것은 아닌지 모르겠어요. 殿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殿閣(전각), 殿堂(전당)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자, 이제 정리할 겸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부지런할근, 정사정, 문문, 큰집전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      )治,  (      )堂,  (      )勉

 

3. 여러분 집의 당호(堂號: 집 이름)를 지어 보시오.

 

오늘은 여기까지. 내일은 근정전 뒤에 있는 궁궐의 현판을 알아 보도록 하죠. 혹 무슨 현판이 있는지 아시는지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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