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오늘 식사로 짜장면 드셨는지요? 맛있는 짜장면 집 있으면 저한테 소개 좀 해주셔요 ^ ^

 

이 사진은 제가 이따금 가는 짜장면집 젓가락 봉투(?)를 찍은 거에요. 하나씩 차례대로 읽어 볼까요? 왼쪽의 검은색 글씨를 먼저 볼까요? 中은 가운데중, 國은 나라국, 料은 되질할료, 理는 다스릴리라고 하죠. 합치면 중국요리. 그 다음 빨간색 글씨를 볼까요? 이 글씨들은 좀 이상하죠? 우리가 보통 보는 한자는 해서체라고 하는 형태로 쓴 것인데, 이 빨간 글씨들은 해서체로 쓰지 않았기 때문에 좀 이상하게 보이는 거에요. 이 빨간 글씨들은 전서체라고 하는 형태로 쓴 것이에요. 서체에 대해서는 다음 회에 소개를 해드릴게요. 일단 빨간 글씨들을 읽어 보죠. 첫번째 것은 萬이에요. 일만만이라고 읽죠. 두번째 것은 里에요. 이(노정의 단위)리하고 읽죠. 세번째 것은 長이에요. 길장이라고 읽죠. 네번째 것은 城이에요. 재(성)성이라고 읽죠. 합치면 만리장성. 너무 쉬운 것을 어렵게 풀은 것 같네요 ^ ^;;

 

이제 글자를 한 자씩 좀 자세히 알아 볼까요?

 

中은 口와 丨을 합친 것인데 口는 상하좌우의 사방을 의미하는 것이고 丨는 위에서 아래로 꿰뚫어 좌우를 균평하게 나누었다는 의미에요. 이 글자의 원의미는 '안[內]'이란 뜻인데 위도 아니고 아래도 아니며 좌도 아니고 우도 아닌 그 '안'이란 뜻이지요. 그게 '가운데' 아니겠어요? 中은 중국 철학의 핵심 개념중 하나이죠. 그러면 中과 짝을 이루는 또 한가지 중국철학의 핵심 개념은 뭘까요? 和(고를화)입니다. 中和. 사서(四書)중의 한 책이름이 뭐죠? 中庸(중용).

 

國은 口와 戈와 口와 一이 합쳐진 글자에요. 口는 영토의 사방 경계 지역을 의미하는 것이고, 戈(창과)는 무력을, 口는 백성을, 一은 영토를 의미하는 것이에요. 이를 종합하면 '영토와 백성과 무력을 소유하고 이 영토내에서 자주권을 갖고 독자적 정치 형태를 유지하며 그것을 외부의 침략으로부터 무력으로 지켜낼 수 있는 존재'란 뜻이 되지요. 그게 바로 '나라'인 것이지요. 國과 붙어다니는 말이 뭐죠? 國家(국가). 또 하나는? 國民(국민).

 

料는 米(쌀미)와 斗(말두. 용량의 단위이기도 하고 용량을 되는 용기의 뜻도 있음)가 합쳐진 글자에요. 쌀을 말에 집어 넣은 상태를 표현한 것으로, 앞서 소개한대로, 되질하다(용량을 재다)란 의미이지요. 되질하듯이 앞 일에 대하여 잘 생각하는 것을 料量(요량)이라고 해요. 좀 어렵죠? 料는 '거리'라는 뜻으로도 많이 사용하죠. 이때의 예로는 材料(재료)를 들 수 있겠네요.

 

理는 王(玉(구슬옥)의 변형)과 里가 결합된 글자에요. 이 글자의 원래 의미는 옥을 그 결을 따라 가공한다란 뜻이에요. 里는 마을을 의미하는 글자인데, 예전의 마을은 지세에 따라 이루어졌기에 이 자로 음을 삼은 것이지요. 종합하면, '마을이 지세에 따라 자연스럽게 형성되듯이 옥을 그 결에 따라 자연스럽게 가공함' 정도의 의미가 되겠네요. '다스리는' 사람들이 꼭 명심해야 할 글자라고 생각되네요 ^ ^ 理가 들어가는 말은 뭐가 있을까요? 理解(이해), 理致(이치).

 

萬은 본래 전갈을 그린 글자였어요. 지금 전갈을 의미하는 글자는 蠆(전갈채)나 蠍(전갈갈)을 사용하죠. 萬은 벌을 의미하기도 했는데, '일만'이란 의미는 여기서 파생된 거에요. 벌은 무리지어 다니고 숫자도 많잖아요? 그래서 많다란 의미의 '일만'이란 의미로 쓰인 것이지요. 萬이 왜 벌이란 의미로도 사용됐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ㅠ ㅠ 굳이 견강부회하자면, 외형이 전갈과 살짝 비슷(?)한데다 벌을 의미하는 말은 있는데 글자가 없는 상태에서 전갈을 의미하는 글자의 발음과 음이 유사해서 벌이란 의미로 사용했는지도 모르겠어요. 지금 벌을 의미하는 글자는 蜂(벌봉)을 사용하죠. 萬자가 들어가는 예를 하나 들어 볼까요? 萬歲(만세). 萬歲는 황제의 나라에서 사용하고 제후의 나라에서는 千歲(천세)를 사용했죠. 우리나라는 중화문화권에서 제후로 취급되었기에 千歲를 사용했죠. 우리가 萬歲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대한제국(고종황제)이후 부터입니다.

 

里는 田(밭전)과 土(흙토)가 결합된 글자에요. 농사지을 수 있는 땅이란 의미이지요. 농사지을 수 있는 땅에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모여살겠죠? 그러한 곳을 뭐라고 부르죠? 그렇죠, '마을'이라고 부르죠. 里는 지금도 시골 행정구역의 최소 단위로 사용하고 있죠.  과거에 里는, 자료마다 조금씩 다른데, 보통 50가구 정도 되는 곳을 지칭했어요. 그런데, 여기서 里는 노정의 단위로 사용됐어요. 한 里와 한 里 사이의 거리란 의미가 아닌가 싶어요. 里에서 가장 말빨(?)좋은 분을 뭐라고 부르죠? 里長(이장).

 

長은 장발머리의 사람을 그린거에요. 여기서 '길다'란 의미가 나온 것이지요. 長자가 들어간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길고 짧은 것을 뭐라고 하죠? 長短(장단).

 

城은 土(흙토)와 成(이룰성)이 결합된 글자에요. 흙이나 돌을 쌓아올려 이룩한 건축물을 城이라고 하는 것이지요. 흙으로 쌓은 성은? 土城(토성), 돌로 쌓은 성은? 石城(석성)

 

자, 이제 정리할 겸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 뜻에 해당하는 한자를 '손가락으로 허벅지에' 써 보시오.

 

  가운데중, 나라국, 되질할료, 다스릴리, 일만만, 마을리, 길장, 재성

 

2. 다음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가락으로 허벅지에' 써 보시오.

 

  (    )長, (    )和, (    )量, (    )歲, (    )家, (    )解, 石(    ), (    )短

 

3. 다음 한자를 이용하여 짧은 글을 지으시요.

 

  萬里長城, 中國, 料理

 

제가 이따금 가는 짜장면 집(화교분이 운영하심)에 가서 (중국 분들은) 짜장면을 뭐라고 부르시냐고 물었더니, 그냥 '짱미엔(醬麵)'이라고 부른다고 하시더군요. 실제 주방에 음식을 시킬 때 그렇게 부르더군요. 초기 짜장면은 국수에 춘장이라는 중국식 된장을 넣어 비빈 소박한 음식이었다고 해요. '짱미엔'이란 명칭이 바로 그런 의미지요(醬은 된장 고추장 할때의 바로 그 '장'입니다). 그러던 것이 우리 음식으로 귀화하면서 오늘날 우리가 맛보는 짜장면이 된 것이죠. 비법(?)은 중국식 춘장을 우리식으로 색다르게 만든데 있어요. 짜장면에서, 창조적 변형이라는, 우리 문화의 우수한 일면을 보는 것 같아요.

 

자, 오늘은 여기까지. 내일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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