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친불여근린(遠親不如近鄰, 먼 이웃이 가까운 이웃만 못하다).

 

이웃의 소중함을 말하는 성어다. 명분보다 실질이 중요하다는 의미도 된다. 그러니 '이웃 사촌'이라는 말도 생긴 것 아닐까? 마윈의 마스크가 도착했다. 100만장을 보냈다하니 마스크 해갈에 일조를 할 것 같다. 재미있는 것은 마스크를 보내며 자신의 메시지도 함께 보낸 것.

 

산수지린 풍우상제(山水之鄰 風雨相濟, 산과 물로 이어진 이웃, 비바람(어려움)을 함께 이겨 냅시다. 사진의 해석이 약간 조악해서 고쳐보았다).

 

우리 정부에 사전 통보없이 한국인 입국 금지를 선언과 일본과 극명히 대조된다. 물론 마윈이 개인 자격으로 마스크를 보낸 것이기에 일본과 대조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마윈이 공산당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중국 정부와 무관치 않을 것이기에 일본과 대조해도 큰 무리 없을 듯하다. 우한 사태가 극성을 부릴 당시 우리가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점과 중국인 입국자에 대해 무차별 금지를 하지 않고 선별 금지를 하여 중국의 명예를 지켜준 것에 대한 감사 표시라고 해석하고 싶다. 어제는 시진핑 국가 주석의 한국에 대한 격려 메시지까지 더하여 한층 더 일본과 대조되는 이웃의 가치를 보여 주었다.

 

그러나 감읍(感泣)할 필요는 없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던가! 우리가 그만큼 했기에 받는 것 아닌가! 그러면 일본에게는 그만큼 하지 않았기에 못받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고 본다.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하여 우리 정부가 일본에 잘못한 것이나 베풀어주지 않은 것이 무엇이 있는가! 일본 내각은 그저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안이한 대응으로 국민적 지탄을 받자 '한국'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에 불과하다. 우리가 중국인을 선별 입국시켰듯이 그들도 충분히 선별 입국시킬 수 있는데 한국인에 대한 전면 입국 금지를 내린 것은 그같은 강경한 조치를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19에 대한 내각의 자세가 안이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기 때문이다. 만만한(?) 놈 골라 본때를 보인 것이라고나 할까? 코로나19가 창궐하여 하루 기백명이 죽는 이탈리아에 대해서 입국 금지를 내리지 않는 것만 봐도 일본 내각의 속내가 여실히 보인다. 중국과 일본, 둘 다 이웃이지만, 적어도 이번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선 너무 대조된 모습을 보인다.

 

사진은 SBS 뉴스에서 캡쳐했다.

 

鄰과 濟가 낯설다. 간자체라 더욱 그렇다. 의미를 자세히 살펴보자.

 

鄰은 阝(邑의 변형, 고을 읍)과 粦(도깨비 불 린)의 합자이다. 고을이란 뜻이다. 주(周)나라때 지방 행정의 최소 단위로 다섯 가구를 묶어 鄰이라 했다. 으로 뜻을 표현했다. 은 음을 담당하면서 뜻도 일부분 담당한다. 도깨비 불처럼 모여있는 듯 흩어있는 듯 미미한 가구(家口)란 의미로 본뜻을 보충한다. 고을 린. 이웃이란 의미로 많이 사용하는데, 본뜻에서 연역된 의미이다. 이웃 린. 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 親鄰(친린), 交(교린) 등을 들 수 있겠다. 隣으로 표기하기도 한다. 阝의 위치가 바뀐 것.

 

濟는 氵(물 수)와 齊(가지런할 제)의 합자이다 물 이름이다. 하북성 찬황현 서남쪽에서 발원하여 민수로 들어가는 물이다. 로 뜻을 표현했다. 는 음을 담당한다. 물이름 제. '건너다, 구제하다'란 의미로 많이 사용하는데, 본뜻에서 연역된 의미이다. '제수를 건너다, 제수의 풍부한 수량이 가뭄을 극복하게 했다'의 의미로 사용한 것이다. 건널(구제할) 제. 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 救濟(구제), 濟民(제민) 등을 들 수 있겠다.

 

얼마 전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위로와 격려의 친서를 전했다. 그런데 그 전날에는 그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청와대가 북한의 합동타격훈련에 우려를 표한데 대해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고 막말을 했다. 자신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막말을 쏟아내고 뒤이어 위로와 격려의 친서를 보내니, 우리로서는 그저 어리둥절할 뿐이다. 이럴 때는 뭐라고 해야 하나? 근친불여근린(近親不如近隣, 가까운 친척이 가까운 이웃만 못하다)고 해야 하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