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생산 '올스톱'… 신종 코로나 영향에 中 부품 수급 문제 발생"

 

 2월 7일자 한 인터넷 뉴스 제목이다.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세계가 홍역을 치루고 있는데, 보건 분야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이 때문에 고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남의 나라 문제가 결코 남의 나라 문제가 아니고 바로 우리 나라 문제라는 것을 절감한다. 세계가 거미줄처럼 조밀하게 연결된 탓일 것이다.

 

 사진은 '풍조우순국태민안(風調雨順國泰民安)'이라고 읽는다. '비바람 순조로우며 나라는 태평하고 백성은 편안하기를!'이란 뜻이다. 정초(正初) 사찰에 가면 많이 보게 되는 기원문들 중 하나이다. 이것은 국내에서 찍은 것이 아니고 베트남 다낭의 영응사(靈應寺)라는 사찰에서 찍은 것이다. 패방(牌坊, 일종의 장식문)에 새긴 문구중 하나이다. 영흥사는 보트 피플로 희생된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세운 사찰이다. 다시는 그런 희생자들이 생기지 않기를 기원하는 마음이 이 문구에 스며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사진을 보며 위 기사 제목을 대하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세계가 한 몸이 되어 돌아가는 지금 자신의 나라만 안락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아니 어리석은 행위이지 않을까? 외려 타국(인)의 행복을 우선 기원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현명한 행위 아닐까? 그것이 곧 우리(나)의 행복일 터이니 말이다.' 앞으로 정초 사찰에서는 이 기원문을 내걸 때 '국(國)' 대신 '세(世)'를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굳이 그대로 쓰겠다면 '국'을 '나라'보다는 '나라들'로 확장 해석하든지.

 

 調와 順 그리고 泰가 약간 낯설어 보인다. 자세히 살펴보자.

 

 調는 言(말씀 언)과 周(두루 주)의 합자이다. 의사가 잘 소통되어 화목하다란 의미이다. 言으로 의미를 표현했다. 周는 음(주→조)을 담당하면서 뜻도 일부분 담당한다. 화목하여 사이가 긴밀하단 의미로. 일반적으로 '고르다'란 뜻으로 많이 사용하는데, 본뜻에서 연역된 의미이다. 고를 조. 調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 調和(조화), 調節(조절) 등을 들 수 있겠다.

 

 順은 頁(머리 혈)과 川(내 천)의 합자이다. 머리를 숙여 공손한 태도를 취한다는 의미이다. 頁로 의미를 표현했다. 川은 음(천→순)을 담당한다. 순할 순. 順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 順從(순종), 順序(순서) 등을 들 수 있겠다.

 

 泰는 大(큰 대)와 艸(拱의 약자, 두손맞잡을 공)과 水(물 수)의 합자이다. 물을 두 손으로 움켜 잡으면 물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 나가듯 미끄럽다는 뜻이다.  艸과 水로 뜻을 표현했다. 大는 음(대→태)을 담당한다. 미끄러울 태. 일반적으로 '크다'라는 뜻으로 많이 사용하는데, 본뜻에서 연역된 의미이다. 미끄러져 잘 잡히지 않는 것은 크기가 크다는 의미로. 클 태. 泰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 泰平(태평), 泰山(태산) 등을 들 수 있겠다.

 

여담. 영응사에는 거대한 해수관음보살상(海水觀音菩薩像)이 세워져 있다. 이 해수관음보살상이 바라보고 있는 지점이 바로 보트 피플 희생자들이 생긴 지점이라고 한다. 해수관음보살상을 보며 속으로 농을 했다(충분히 이해해 주시리라 믿고!). '보살님, 이제 다른 곳도 좀 보셔요!' 사진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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