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은 우리 생활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죠. 주변 물건 중에 플라스틱 제품 아닌 것이 몇 개나 될까요? 예전엔 그와 반대였는데. 저 어릴 적만 해도 쌀을 씻을 때 실제 박을 켜서 말린 바가지를 썼던 기억이 나요. 초등학교 고학년 쯤에 실제 바가지 대신에 플라스틱 바가지를 사용했어요. 이렇게 플라스틱 제품이 널리 퍼진 건 용이한 제작과 저가라는 실용성 때문이죠. 이 때문에 플라스틱엔 빈티 이미지가 꼬리표처럼 달려있는데, 이는 편견이에요. 고가도 많아 하이브리드 자동차 엔진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의 경우엔 그 가격…. 플라스틱은 석유에서 얻는 부산물인데, 그 종류가 무척 많아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플라스틱의 재료는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이에요.


사진은 '취병희(聚丙烯)'라고 읽어요. 중국어로는 '쮸빙시'라고 읽고요. 폴리프로필렌의 중국어 표기예요. 폴리프로필렌은 무색 무취 무독의 반투명고체물질이에요. 저 자루 속에 있는 내용물도 그럴거예요(직접 열어서 확인해 보지는 못했어요). 서울  남산 에 갔다가 찍었는데, 으슥한 골목에 방치되어 있어 찍을 때 약간 겁이 났어요(슬럼가를 다룬 중국 액션 영화를 너무 많이 본 탓인 듯). '취병희[쮸빙시]'는 폴리프로필렌을 의역한 거예요. 폴리프로필렌의 사전적 정의는 '프로필렌을 중합(衆合, 화학적 합성)하여 얻은 열가소성 수지'인데, 취[쮸]는 중합(衆合)이란 의미의 폴리를, 병희[빙시]는 프로필렌(탄화수소, 그 중에서도 알켄에 속하는 화합물)을 표현한 거예요.


聚와 烯 두 자를 자세히 살펴 볼까요?


聚는 衆(무리 중)의 약자와 取(취할 취)의 합자예요. 사람들이 모여사는 촌락이란 의미예요. 衆의 약자로 의미릂 표현했어요. 取는 음을 담당하면서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사람들이 모인[取] 곳이 촌락이란 의미로요. 마을 취. 모으다란 뜻으로도 많이 사용하는데, 본뜻 일부를 사용한 거예요. 모을(일) 취. 聚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聚落(취락), 聚斂(취렴, 세금을 가혹히 징수함함) 등을 들 수 있겠네요.


烯는 火(불 화)와 希(바랄 희)의 합자예요. 불꽃 색이란 의미예요. 火로 의미를 표현했어요. 希는 음을 담당해요. 색깔 희. 지금은 에틸렌계의 탄화수소를 나타내는 뜻으로 사용해요.



석유 부산물 추출은 우리나라가 그 기술력을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고 들었는데, 저 중국어 폴리프로필렌 자루를 보니 이제는 석유 부산물도 가격 경쟁력 때문에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조사해 보지 않아 정확한 사실은 모름). 중국의 저가 공세에 관련 업체 무너진 곳이 한 두곳이 아닌데 이제 석유 부산물 관련 업체도.


최근 한일간 무역분쟁으로 관련 업체들이 힘들어 하고 있죠. 강대국들은 자기에게 불리하다 싶으면 언제든 미소뒤에 감췄던 칼을 꺼내 들죠. 중 · 일이라는 강대국 사이에 낀 우리는 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긴장하며 살아야 하는 것이 운명인 듯 싶어요. ·  일 무역 관련 업체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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