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눈 뜨면서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속으로 중얼거려요. 때로는 소리내어 외치기도 하구요. 사연이 있어요. 영상을 보고난 뒤 부터예요.  두 유리병에 갓 지은 밥을 담아놓고 한 쪽에는 좋은 말을, 한 쪽에는 나쁜 말을 들려 줬어요. 일주일이 지난 후 두 병의 밥 상태를 살폈어요. 좋은 말을 들려준 곳은 밥 상태가 깨끗했고 나쁜 말을 들려준 곳은 밥 상태가 안좋았어요. 거의 썩은 상태였어요.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이지만 실제로 입증된 현상이에요. 욕설의 해로움을 알리기 위해 만든 영상이었어요.

 

욕 혹은 불만에 찬 말은 상대에게 내뱉기전에 내가 먼저 말하고 내가 먼저 듣게 돼죠. 따라서 욕 혹은 불만에 찬 말은 상대에게 나쁜 영향을 주기 전에 내게 먼저 나쁜 영향을 주지요. 반대로 생각해 보면, 비록 상대가 밉더라도 좋은 말을 한다면 상대에게도 내게도 좋을 거예요.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를 외친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어요. 비판적인 말을 많이 하다보니 매사 불만이 많고 감사하는 마음이 적어진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무조건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를 되뇌보기로 한 거예요.

 

그런데 확실히 효과가 있어요. 상대에 대해 이해하려는 마음이 넓어지는 느낌이에요. 불만스러운 상황이 있어도 속으로 이렇게 말해요. "그래, 뭔가 사정이 있겠지?" 운행중 새치기 하는 차가 있으면 전에는 화를 내거나 상스런 말을 했는데 이제는 이렇게 말해요. "그려, 급한 사정이 있겄지. 조심허게~" 마음이 여유있어지니 얼굴에 미소가 절로 머물더군요. 전엔 거울을 보면 심각한 얼굴이었는데, 요즘엔 환한 얼굴이에요.

 

사진의 한자는 "자리이타여조양익(自利利他如鳥兩翼)"이라고 읽어요. "스스로를 이롭게 하고 타인을 이롭게 하는 것은 새의 양 날개와 같다"란 뜻이에요. 자신을 이롭게 하는 것이 타인을 이롭게 하는 것이며, 타인을 이롭게 하는 것이 자신을 이롭게 하는 것이란 의미를 새의 양 날개에 견줘 설명한 내용이에요. 앞서 소개한 영상의 내용이나 제 경험으로 볼 때 결코 틀리지 않은 말이에요. 예산 수암산에 있는 법륜사 주련(柱聯) 중 하나예요.

 

 

낯선 한자를 자세히 살펴 볼까요?

 

利는 禾(벼 화)와 刂(刀의 변형, 칼 도)의 합자예요. 벼를 수확한다[刂]란 의미예요. 이롭다란 뜻으로 많이 사용하는데, 본뜻에서 연역된 뜻이에요. 벼를 수확하니 이로움이 많다란 의미로요. 이로울 리. 利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利潤(이윤), 利益(이익) 등을 들 수 있겠네요.

 

他는 본래 佗로 표기했어요. 佗는 人(사람 인)과 它(蛇의 옛 글자, 뱀 사)의 합자예요. 짐을 짊어지다란 뜻이에요. 人으로 뜻을 표현했어요. 它는 음을 담당해요(사→타). 후에 '다르다'란 뜻이 추가됐어요. 동음을 빌미로 뜻을 차용한 경우예요. 다를 타. 他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他人(타인), 他鄕(타향) 등을 들 수 있겠네요.

 

如는 본래 '따른다'는 의미였어요. 과거 여성은 순종을 미덕으로 여겼기 때문에 女(계집 녀)를 주 의미로 사용했고, 여성이 따르는 것은 부모와 남편 자식의 말이었기 때문에 口(입 구)를 보조 의미로 사용했어요. '같다'란 뜻으로 많이 사용하는데, 본뜻에서 연역된 뜻이에요. 부모나 남편 자식이 말하는대로 똑같이 행동하고 따른다란 의미로요. 같을 여. 如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如一(여일), 如此(여차) 등을 들 수 있겠네요.

 

兩은 본래 좌우 대칭의 저울을 그린 것으로, '똑같이 나눈다'란 의미였어요. '둘'이란 의미는 본뜻에서 연역된 거예요. 똑같이 나눈 두 개란 의미로요. 두 량. 兩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兩立(양립), 兩面(양면) 등을 들 수 있겠네요.

 

翼은 羽(깃 우)와 異(다를 이)의 합자예요. 날개란 뜻이에요. 羽로 뜻을 표현했어요. 異는 음을 담당하면서(이→익)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異에는 양쪽으로 나뉘어 있다란 의미가 내포돼 있는데, 날개가 그같은 형태란 의미로요. 날개 익. 翼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左翼(좌익), 右翼(우익)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여담. 최근 남북 북미 관계가 해빙 무드를 맞고 있죠. 이것도 자리이타의 한 예가 아닐까 싶어요. 자리이타란 그저 개인의 심성수양을 위한 특정 종교의 가르침이 아니라 세상사를 통찰한 지혜란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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