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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 튀르키예 ㅣ 나의 첫 다문화 수업 10
알파고 시나씨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3년 6월
평점 :

우리가 늘 부르던 '터키'의 한국어 명칭이 '튀르키예'로 바뀐 후 꽤 시일이 흘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어로는 여전히 'Turkey'라고 부르고 있다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는 선진국임에 틀림없다. 선진국이 별것 있겠는가? 국제 정세를 바로 알고 그 국가의 위상을 마치 우리 나라의 그것인양 존중해 주는 것. 나는 그게 바로 선진국의 마인드라고 생각한다.
나는 튀르키예가 우리의 형제의 나라가 된 역사가 그리 길었던 것은 알지 못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대박 지식인 것이다. 「있는 그대로 튀르키예」의 저자는 바로 어떤 나라도 마다하고 한국으로 유학을 온 '알파고 시나씨' 님이다. 마치 우리의 역사를 자신의 역사인양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고구려가 한국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확장했던 왕국이었던 사실까지도 알고 있다! 고등학교 기하학 선생님의 영향으로 한국 내에 거주하며 무려 19년 동안이나 튀르키예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니 양 국가간 친교에도 큰 힘이 되어주는 분이다.
내가 자주 가는 지하철역 1번 출구 앞에는 케밥을 파는 튀르키예 아저씨가 있다. 케밥을 사먹기가 조금 부끄러운 생각이 들어서 한번도 사먹어 본적은 없지만 그 앞을 지날 때마다 너무 흥미롭다. 아저씨가 한국어를 너무 잘한다는 거다. 표정도 아주 밝은 그 아저씨는 늘 한국어로 인사해 준다. '계좌이체 됩니다!' 이 말과 함께. :)
저자는 이 책을 5개의 파트로 나누어 튀르키예와 한국 독자 사이에 감정의 다리를 놓는다.
제 1부 : 튀르키예의 지리적 위치와 기후, 상징하는 국기와 국화,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
제 2부 : 튀르키예의 일상과 교육, 여가 생활과 화폐 등
제 3부 : 민주화와 쿠데타를 비롯한 튀르키예의 대표적인 역사
제 4부 : 자유로운 종교생활과 명절, 음식 문화, 축제, 유명인
제 5부 : 대표적인 튀르키예의 도시와 지역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저자는 독자에게 5가지 간단한 질문을 던진다. 튀르키예의 수도가 어디인지,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지 등 형제의 나라라고는 하지만 대다수의 한국인이 오해할 수 있는 문제가 제시되는데 생각보다.. 어렵다. 다섯 개 중 한 개를 맞췄나보다. :)
튀르키예는 알면 알수록 참 재미있는 국가인 것 같다. 유럽이기도 하고 아시아이기도 한 이 나라는 국토의 3% 정도인 트라키아반도가 유럽 대륙에 속해 있다. 나머지 97%는 아시아 대륙에 속해 있으니 유럽보다는 아시아 국가라고 보는 것이 나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본토와 제주도처럼 약간은 다른 언어를 쓴다고 하니 정말 특색이 있는 국가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4계절이 있는 나라로 한국과 닮은 점이 참 많기도 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꽃은 튤립이다. 튤립의 원산지가 네덜란드인 줄 알았던 나는 이 책을 보고 튀르키예 민족의 조상이 튤립의 씨앗을 가지고 세상 이곳 저곳으로 다니게 되고 네덜란드에도 그 뿌리를 내리게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한국인이라면 우리가 사용하는 한국어와 같은 알타이어족으로 분류된 튀르키예어를 배우기 쉽다고 하니 언젠가 도전을 해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문법과 어순이 한국어, 일본어와 비슷하다고 한다.)
튀르키예 역시 한국과 마찬가지로 교육열이 어마어마하게 높고 엘리트 교육을 받기 위한 엄격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의 교육환경도 아이들에게는 지옥(?)과 같은데 튀르키예도 그렇다니 뭔가 안도감이 든다. :)
여름 휴가를 어디로 갈지 고민하는 중 지인이 튀르키예를 가는 게 어떠냐고 하셨다. 실은 이미 장소를 정해둔 터라 바꾸긴 어렵고 나는 다음 번 휴가에 한번 가보고 싶은 나라 목록에 튀르키예를 슬며시 올려두었다. 한국에서도 왠만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나는 얼른 튀르키예로 가서 지하철 같은 버스, 메트로뷰스도 타보고 싶고 마을버스인 돌무슈도 타보고 싶다. 광업이 발달하여 '한국' 하면 '김치'를 떠올리는 것만큼 '튀르키예' 라고 하면 '붕소'를 떠올린다니 참 흥미롭다. 실제로 전 세계 붕소의 80 % 이상이 튀르키예에 묻혀있다고 한다.
부정 선거는 세상 어디에서도 존재할 수 있는 것. 튀르키예 역시 부정선거의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도 한국과 비슷하다. 돌궐족의 후예인 튀르키예 외에도 그들은 세계 많은 나라를 건설했다. 책을 읽는 내내 '재미있네.' 를 연발하며 읽고 있는 쫑쫑. 하지만 알고 있다. 금방 또 잊어버릴 수 있다는 것을.
(1차 세계대전 이후 러시아군에 의해 발견되었다는 공동 묘비는 심약자는 보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흑백 사진이긴 하지만 좀 많이 끔찍하다.)
튀르키예에서 커피를 마실 때는 물을 꼭 한 모금 마시고 커피를 마셔야 한다는 상식도 튀르키예 여성들은 강제적으로 히잡을 쓰지 않으며 자신의 신념에 따른다는 것도 하나하나 참 흥미롭다.

이 책은 사실적인 내용만을 전달하지 않는다. 중간 중간 함께 생각하고 토론하기라는 제목으로 저자는 우리에게 생각할 꺼리를 던져주고 튀르키예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다음 번 튀르키예로 휴가를 가게 된다면 그때 다시 이 책을 들춰봐야겠다.
※ 형제의 나라인 튀르키예를 이다지도 모르고 있었다니..
재미있는 튀르키예 이야기를 전해주는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쫑쫑은 이 책을 읽고 개인적인 견해로 이 글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