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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 체인지 - 좋은 목소리를 찾는 마법의 10분
김도헌 지음 / 리브레토 / 2024년 3월
평점 :
절판
작년 12월 나는 개복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한 병원을 뒤로 하고 다른 의사분을 만나기 위해 S 병원으로 갔다. 생각지 않은 대수술 이야기에 마음은 진정되지 않았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다는 심정으로 어떻게든 찾아간 병원에서 아주 담담히 내 생각을 말로 표현했다. 내 건강이 걱정이 되셨는지 멀리서 새벽같이 달려오신 우리 엄마는 병원 진료가 끝난 후에 나에게 그런 말씀을 하셨다. "엄마는 네가 혹시라도 이전 병원에서 들은 말과 네 생각을 이야기하지 못할까봐 그냥 울기만 하고 있으면 엄마가 옆에서 말을 해줘야 하나 싶어서 올라온건데.. 말 잘하대. 하나도 떨지도 않고 조목조목 알아듣기 쉽게 말하는 것보고 한 시름 놨다. 그 사이 정말 많이 컸네." 나는 엄마의 말에 조금 놀랐다. 나는 그저 내 생각을 말했을 뿐이고 사실 그 저변에는 수술은 피하고 싶은 나의 절실함이 깔려 있었다.
엄마의 이야기에 나의 초등학교 시절이 떠올랐다. 발표시간은 나에게 고문이었다. 내가 잘했던 것은 발표가 아니라 발표자를 위한 자료를 만드는 일이었다. 생각해 보니 그건 나의 대학 이후까지 어쩌면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일이다. 나는 내가 발표하는 것은 즐기지 않았다. 그렇게 발표자를 돕는 일을 많이 했던 것이다. 하지만 인생을 살다보니 돕는 일만 하고 살 수는 없었다. 그러다 내가 앞에 서야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것도 국제 무대에서.. 4개월 후에 있을 나의 발표에 대한 공지를 받았을 때는 눈 앞이 캄캄했다. 그 당시 나는 휴가차 말레이시아에 가 있었는데 그 연락을 받고난 후의 나의 휴가는 정말 휴가 아닌 휴가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4개월 후 나의 발표 날. 긴장 속에 나는 발표를 시작했다. 그것도 영어로. 그렇게 시간이 흘러 단상에서 내려오는데 와 이제 끝났구나 하는 안도감과 함께 내 자신이 아주 대견스러웠다. 어떻게 떨지 않고 말을 했을까 하며 자신감이 솟아났다.
그렇다. 나는 '절실함'이 가장 큰 무기라는 생각을 한다. 「보이스 체인지」의 저자 블랙스완스피치 대표 김도헌 전 아나운서 역시 '절실함'으로 자신의 스피치 인생을 끌어냈다.
오늘 나에게 도착한 「보이스 체인지」는 160 페이지 가량의 아주 날씬한 책이다. 사실 내가 그사이 읽고 있던 책이 있었지만 나는 이 책 「보이스 체인지」를 먼저 읽기로 했다. 목소리를 바꿈으로써 인생이 변한 7인의 경험담도 궁금했고 무엇보다 하루 10분, 66일 루틴으로 다시 말해, 10시간 트레이닝으로 목소리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 나의 눈길을 확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나는 보통 짧은 시간에 무언가를 변화시킨다는 내용의 책이나 광고문구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 역시 그 '절실함'으로 순간 순간의 힘을 느껴본 적이 있었기에 내 안에 있는 것을 다시 깨울 수 있는 그 무엇이 궁금했다. 그 비법을 끌어내어 평소 나의 삶에 적용시키고 싶어졌다.
저자가 말하는 목소리 매일 10분 훈련의 단계는 아주 간단하다.
1단계 : 30초 웃음 법칙
2단계 : 1% 복식호흡
3단계 : 복식발성
4단계 : 4단어 발음
1단계 수행에 단 30초가 소요되니 나머지 단계별 3분씩만 진행해도 총 10분이 채 되지 않는다. 글로만 적힌 지시사항은 독자들에게 와닿기가 어렵다. 다행히 이 책은 중간 중간 QR 코드를 제공함으로써 30초 웃음 법칙은 어떻게 하면 좋은지 완벽한 복식호흡 자세는 어떤 것을 말하는지 등 책에 적힌 활자들을 시각화 하여 보여준다. 보는 내내 즐거웠던 '30초 웃음 법칙' 영상은 나의 서평에서도 공유해 본다.
https://youtu.be/F1K2QNhzU_U
아마 나뿐만이 아니라 여러 독자들이 이 영상을 보고 한참을 즐거웠을 것 같다. :) 복식호흡은 조금 더 어려운 과정이지만 영상을 보면서 팔을 붙이고 양쪽 엄지로 턱을 받혀 올렸다가 팔을 내리면서 얼굴을 내려 정면을 응시하는 자세를 만드는 것인데 확실히 영상으로 확인하니 해볼만 하다. 한참 책을 따라가다 보니 우리 몸 역시 악기와 같아서 연습 없이 묵혀두고 방심하면 소리가 변한다는 문구를 보고 본가에 있는 나의 피아노가 생각이 났다. 오래 치지 않았더니 소리가 변한 내 피아노는 얼마전 조율이 되었다.
책에 그려진 그림들도 이해하기 꽤 쉽다. 이렇게 하면 좋아요 안 되요가 직관적으로 판단하기 쉽게 그려져 있다. 중요한 스피치를 앞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좋은 컨텐츠를 좀더 좋은 목소리로 잘 전달해야 한다. 저자가 언급하듯 이 책은 다 읽어내는 데에 1시간정도가 소요된다. 1시간정도만에 모두 읽은 이 책에서 배운 이론으로 이제 나에게는 66일동안 열심히 연습하는 일만 남았다. 뭔가 아주 뿌듯하다.
※ 목소리를 바꾸어 더 나은 인생을 살 수 있게 해주는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쫑쫑은 이 책을 읽고 본인에게 적용해 보면서 이 글을 직접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