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사 다이어리 - 서울대 의대생의 미국 볼티모어 레지던트 도전기
김하림 지음 / 군자출판사(교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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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나도 미국에서의 삶을 그린 적이 있었다. 실제로 미국으로 갈 생각과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 요즘 때가 때인지라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관심도가 아주 높다. 나 역시 이런 저런 이유로 「미국의사 다이어리」를 집어들었다.

열심히 책을 보다가 문득 몇해 전 볼티모어에서 개최된다고 했던 회의에 참석을 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볼티모어가 그렇게 총기사고가 많은지는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한국과 미국 볼티모어는 지리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만큼 문화적 차이도 엄청나다. 많은 부분 인터넷 정보에 의존하게 되는 그곳에서의 삶을 우리와 많은 피가 섞여있는 한국인의 시선으로 함께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참 좋다.

저자는 한국에서 의대를 졸업한 후 미국의사시험에 합격하여 미국 볼티모어에서 의사생활을 하고 있는 여성이다. 나는 여성으로써 이런 도전을 하는 분들을 보면 우선 경외심이 든다. 한국에서의 삶도 그저 순탄치만은 않을 의사의 길을 미국에서 걷고 있다니 같은 한국인으로써 너무 자랑스럽다. 책의 곳곳에서 그녀가 낯선 땅에서 얼마나 힘들었을지 고스란히 느껴졌다. 같은 한국 땅에 있다고 해도 낯선 도시에 가면 모든 것이 쉽지 않다. 그러니 미국에서의 삶은 얼마나 힘들까. 나의 지인들에게서도 들은 이야기지만 언어의 문제가 가장 클 것 같다. 언어는 의사소통을 위한 도구이기 때문에 도구가 잘 갖추어져 있어야 삶의 큰 부분이 해결될 수 있다는 것. 이 책을 통해서도 다시 한번 느낀다.

하지만 어디든 사람사는 곳은 다 같은가보다. 저자의 눈에는 한없이 차갑고 빈틈이 없어 보이는 선배에게도 마음으로 대하니 또 마음으로 답해주었다니 따스한 그 마음이 또 감사하다.

의사생활을 시작하며 그녀가 겪은 이야기들 중 응급실에서의 이야기에 내 눈길이 멈추었다. 응급환자를 보기 위해 자신의 삶은 뒤로 해야했던 의사들이 우울증에 시달린다거나 식사를 제때 하지 못해 힘들어 한다는 것도 내가 생각지 못한 것들이었다. 나이가 지긋하게 들어서 병원을 찾아온 어르신들을 보며 저자가 써둔 글과 그림은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내용은 대충 이러하다.

노인이 되어갈수록 사람은 아기와 비슷해진다. 머리숱이 적어지고 고집이 세지고 했던 말을 반복하며 대소변을 잘 가리지 못한다. 하지만 몸집은 아기처럼 작아지지 않는다. 차라리 아기만큼 몸집도 작아진다면 좋겠다. 아기를 키우느라 자신의 몸을 희생했던 어른이 나이가 들어 노인이 되고 몸집이 작아진다면 그 노인의 장성한 아이가 아기만큼 작아진 노인을 보살피며 어린 시절 자신이 받은 그 사랑을 모두 부모님에게 돌려드릴 수 있을거라는 글에 괜히 눈시울이 붉어졌다. 사람의 생과 사가 있다면 그 시작과 끝은 대부분 병원에서 이루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의사라는 직업은 그 고귀한 순간을 우리와 함께 한다. 그러다 보니 저자도 그 안에서 이런 저런 인생의 깊은 성찰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이 책은 나에게 마약에 대한 생각도 많이 바꾸어주었다. 미국에서 마약이 얼마나 구하기 쉬운 것인지와 마약 중독자들의 실태, 건강 상태, 그들이 마약을 끊을 수 없는 이유들도 나는 새롭게 알게 되었다. 이렇게 이 책은 나에게 새로운 의학지식을 알려주고 미국의 문화를 알려주며 그 모든 것의 위에 서서 그들을 바라보는 저자의 마음도 함께 느끼게 한다.

아마 의대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이 책을 가장 많이 읽겠지만 사람의 일생에 대한 조금은 깊은 고민을 해보고 싶은 사람에게도 이 책은 아주 도움이 될 것 같다. 오랜만에 나의 삶,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이 책의 저자분께 감사함을 느낀다.

※ 새로운 지식도 알려주며 공감가는 내용이 참 많은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쫑쫑은 이 책을 읽고 개인적인 견해로 이 글을 작성하였습니다.




♥ 「미국의사 다이어리」를 읽으며 알게 된 몇 가지 사실

  1. 인종마다 더 효과가 좋은 약이 있다. (예를 들어, 흑인에게는 스테로이드 크림 처방 시 피부 표백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처방해 주어야 함)

  2. 총을 맞은 환자의 경우 파편이 몸에 남아있을 수 있기 때문에 MRI를 찍으면 안 된다.

  3. 미국은 발 관련 질환 환자가 많다. (예를 들어, 말초동맥질환이나 당뇨로 인한 발 질환, 감염성 발 질환 환자들이 많음)

  4. 발 전문 의사가 따로 있고 방문 시 발톱도 깎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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