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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걸음 무거운 당신에게 쉼표 하나가 필요할 때
이창현 지음 / 다연 / 2019년 8월
평점 :
뭔지 모를 슬럼프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하루 이틀이면 나아지겠지라는 생각을 해도 좀처럼 지침이 가시지를 않았다. 잠을 자고, 비타민 C를 먹어봐도 그냥 지쳤다. 해야하는데 의욕도 없고, 책을 보는데 눈으로 글자만 보고 있다. 이런 상태라면 참으로 가볍게 이 책 한권을 스윽~! 보면 좋다.
책은 의사가 아닌 내가 처방할 수 있는 유일한 약이다. 시험을 봐야할 때는 공부법책을, 주식을 시작하려고 할 때는 주식책을, 교양을 좀 쌓고 싶다면 인문학책을. 이번책은 나의 심리상태를 반영하여 내가 처방한 책이다.
팔자가 늘어져보이는 저 고양이 표지가 매력적이다. 이래서 늘 띠지를 버릴지 말지 고민한다. 어쨌든 저렇게 고양이 처럼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문구, 잠시 생각할 수 이야기가 가득있는 책이다.
대학교 때
선배로부터 밥을 얻어먹어본 사람이
선배가 되었을 때 밥을 사줍니다.
도움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사라진 것처럼 보이지만 다시 다른 누군가에게 전달됩니다.
대학교때, 선배가 밥을 사줬다. 음료수라도 내가 사야한다고 얼른 가서 계산을 하려는데 선배가 막아섰다. 많이 얻어먹고, 선배가 되면 그만큼 동생들을 사줘야 한다고 했다. 정말이지 1학년때는 아낌없이 선배들이 사주는 음식을 먹었다. 그리고 2학년이 됐다. 후배들이 생겼다. 정말 내가 받은 것 이상으로 뭐라도 사주려고 부단히 애를 썼다. 후배들 밥사주려고 알바 뛴다는 선배들의 얘기가 실감이 날 정도였다.
저 문구를 보니 문득 그 때 생각이 났다. 지금도 가끔은 회사에 새로 들어온 친구들한테 뜬금없이 음료수를 사다준다. 물론 같이 들어온 동기들한테도 그렇다. 도움은 아니지만 같이 일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소소하게 회사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힘을 얻어서다. 존재만으로도 고마운 것이고, 난 그저 그걸 도움이라고 생각한다. 회사생활의 의지가 되는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작게나마 표현을 하는 것이다. 저 문구처럼 사라진 것처럼 보이지만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지금 힘듦을 견디고 있다면
그 고난이 당신을 더 높은 곳으로 데려갈 것입니다.
요즘 날 가장 힘든게 하는게 뭔지 생각하게 하는 문구였다. 하고 싶은건 많고 할 만한 여건이 되지 않는 상황이 힘든 것이다. 24시간을 쥐어짜가면 생활해야 겨우 한걸음 나가는 정도랄까. 잠이 줄고 짜증도 늘고, 잠이 줄면 살이 찌기 쉬운 상태가 된다는데 요즘 들어 살이 쪄서 더 스트레스다.
점점 나아지겠지라는 생각을 한다. 신은 견딜만한 고통만 준다고 했다. 아마도 지금 뭔가 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좀 더 편해지고 여유가 생가겠지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아마도 이렇게 생각하라고 저런 문장을 넣었나보다.
애를 재우면서 잔잔하게 읽어내려갔다. 책 제목처럼 한 박자 쉬어가는 느낌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