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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시간 사계절 1318 문고 61
지크프리트 렌츠 지음, 박종대 옮김 / 사계절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그림같은 풍광의 발트해 연안 작은 도시, 오가는 이들이 모두 고개 숙이고 웃음띠며 인사할 듯한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비밀스런 짧은 사랑 이야기... 

고등학교 13학년인 크리스티안과 여자 영어선생님인 슈텔라의 알듯 모를 듯한 동화같은 사랑, 그러나 슈텔라의 급작스러운 죽음으로 그 사랑은 영원한 침묵의 시간 속에 저장되고 만다. 사실 나이를 따지고 보면 슈텔라 선생이 연상이라는 단순한 사실외에 그들의 애정을 금기시할 수만은 없을 듯 하다. 독일의 교육제도에서 고교 13학년이면 거의 미성년의 티를 벗어던진 정신적 육체적 나이라 할 수 있기에, 이들의 사랑을 두고 사안시하는 것은 마땅하지 못할 듯 하다. 

<침묵의 시간>은 전체적인 분량에서도, 내용구성에서도 한 편의 掌篇에 불과하고 그만큼 우여곡절의 위기나 갈등구조도 별로 드러나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순식간에 벌어진 둘의 애정과 역시 순식간에 벌어진 슈텔라 선생의 죽음으로 인한 마감, 그렇게 우리를 아침햇살에 사라지는 안개속에 잠깐 머문 듯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몽환 속에서 그들의 자그마한 사랑길을 쫓다 보니 어느새 종착역에 이르고 말았던 것 같다. 그래도 '사랑'이라 이름붙은 모든 행위는 아름답다는 인간 보편의 정서에 울림을 남긴다 

동화 같은 사랑 이야기, 그래서 아련한 느낌에 젖을 수밖에 없긴 하지만,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세계적인 문호의 작품이라는 명성과는 달리 두 주인공인 크리스티안과 슈텔라의 샘물같은 사랑의 감정과 열정의 폭발에 필연성을 쉽게 찾아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둘이 왜 그리도 갑작스레 사랑에 빠지게 되었는지에 대해 독자는 멍멍한 기분을 지닐 수도 있겠다. '옥에 티'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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