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의 의자와 붓다의 방석
액설 호퍼 지음, 윤승희 옮김, 윤희조 감수 / 생각의길 / 2018년 5월
평점 :
품절


프로이트의 의자와 붓다의 방석

저자 액설 호퍼

출판 생각의길

발매 2018.05.14.

불교와 정신분석의 목표는 동일하다고 한다. 바로 '마음의 고통으로부터 인간을 해방시킨다'라는 점이다. 서로의 해결 방법은 다를지라도 같은 목표를 중심으로 방석에 앉아 명상을 하기도 하고 환자의 이야기를 들어줌으로 치료를 하기도 한다. 책의 저자 액설 호퍼는 하버드 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정신의학교수로 근무하고 있으며 여러 가지의 정신분석학에 관련된 논문을 발표했다. 정신 치료와 정신 분석 분야에서 40년 넘게 임상실험의 경험을 쌓은 그는 나치 수용소에서 집단적으로 고통을 받은 생존자들을 대상으로 심리검사를 실시하기도 했다고 한다. 정신분석학과 불교는  정신분석을 통해 무의식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불교의 성찰을 통해 마음을 들여다보기도 하며 그렇게 같은 문제를 각자 다른 방식으로 풀어간다. 

미국 최고의 정신분석학자들과 불교학자 8명이 각자의 방식으로 정신분석과 불교심리학의 접점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이 책은 동 서양의 다른 두 영역이 서로에게서 배울 수 있는 점들을 논리적으로 풀어 낸 책이다.
사실 읽는 동안 어렵기도 했고 이해가 쉽지 않은 부분들도 있었지만, 결국 이 둘은 모두 마음의 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오래도록 같은 길을 걷고 있었다. 특히 이 책에 소개되는 불교는 종교가 아니라 심리학이며, 불교를 다룬 학자들은 모두 서양인이어서 더욱 놀라웠다.

일상의 고난이라는 문제를 풀기 위해 고통의 중심에 있는 비밀의 영역을 탐구하고 해답을 찾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고 실제적으로 필요한 해답을 주기도 한다. 불교와 정신분석에 대한 부분을 논의하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이전에도 비슷한 장르의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요즘은 종교를 넘어서서 인간이 믿고 의지하는 종교를 정신분석적으로도 연결 지어 연구하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정신분석과 불교, 두 영역에서 공존하는 삶을 들여다볼 수 있었으며 불교에 대한 지식이 없었지만 끊임없이 나 자신을 수양하는 모습들 그리고 무의식과 마음을 들여다보는 방식들 역시 매우 심오했다. 정신분석은 불교에게 다차원의 로드맵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 로드맵은 아픈 마음의 고민들, 마음의 방어적 생각과 느낌들, 그 관계의 맥락과 패턴들을 그리고 고장 난 마음의 도면들을 보여준다. 이와 반대로 불교는 불교명상으로부터 가장 효과적으로 집중하고 현상을 깊이 있게 관찰할 수 있는 정신분석보다 더 넓게 바라볼 수 있도록 고도의 훈련 방식을 전수받을 수 있다. 책 속에서는 불교의 심오한 심리학에 대해 말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 구절이 참 와닿았다.
"불도를 공부하는 것은 자기를 공부하는 것이다.
자기를 공부하는 것은 자기를 잊는 것이다.
자기를 잊는 것은 세상 만물에 눈뜨는 것이다.
세상 만물에 눈을 뜨면, 우리의 심신은 다른 이들의 심신과 더불어 사라진다.
어떠한 깨달음의 흔적도 남지 않고, 이 흔적 없음은 끝없이 계속된다.
처음 진리를 구할 때, 진리가 멀리 있다고 생각한다.
진리가 올바로 전달되는 순간 우리는 곧 원래의 자기다"(p223)

신비롭고 새롭고 심오하며 불교명상과 정신분석학에 조금은 가까워질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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