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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원짜리 가족 ㅣ 문학의 즐거움 58
명은숙 지음, 한아름 그림 / 개암나무 / 2020년 6월
평점 :
그 어느 때보다 쉽게 세상 돌아가는 것에 접근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그만큼 사람들은 너무나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 빠져 사는 것도 같다.
한 사람에게 삶이란 어느 시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그 모든 순간들이 삶이다. 아이들이라고 다를 게 없다.
아이들도 주어진 자신의 삶을 최선에 다해 살고 있다. 아이들이나 어른이나
힘든 것은 똑같이 힘들다. 하지만 아이들은 자신의 삶이 왜 힘든지 모른다.
심지어 힘들다는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한다.
그래서 아이들의 아픔은 사회의 아픔이고 사회의 문제다.
<천원짜리 가족>은 아이들 글로는 쉽게 쓸 수 없는,
하지만 결코 우리가 외면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공간에서
상처 받고 있는 아이들의 세계를 잘 그려내고 있다.
다만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어느 가족>에 나오는 주인공들처럼
상처를 딛고 성장하는 모습이 좀 부족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단편모음집이라는 한계 때문으로 여겨지기는 하지만 말이다.
아이들이 아이들만의 세계에서 사는 것이 아니듯이
아이들 책이라고 아이들만 보는 것은 아니다.
어른들이 함께 읽으며 아이들과 진지하게 대화를 나눌 기회를 가진다면
오랜 시간 창작의 고통을 겪었을 작가에게 힘이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