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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6년의 모든 경험은 성장이다 - 마흔다섯 살, 열세 살, 열 살의 호주 한달살이
황희진 지음 / 이담북스 / 2024년 10월
평점 :
해외 한 달 살이는 늘 ‘언젠가 해보고 싶은 일’ 목록에만 올려둔 계획이었다. 꼭 한번 해보고는 싶지만, 막상 현실적인 비용과 일정, 준비 과정을 생각하면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초등 6년의 모든 경험은 성장이다》를 읽는 내내, 부러운 마음과 묘한 자극이 함께 따라왔다. 말로만이 아니라 실제로 그 벽을 넘어선 한 가족의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경험주의자로 어린시절부터 세상의 다양한 것들을 경험시켜주고자 부단히 노력해왔다. 하지만 늘 마음 한켠에만 자리잡고 미처 해주지 못한 한가지가 바로 한달살이 였다. 해외 한 달 살이는 언제나 ‘현실의 벽’처럼 느껴졌다. 비용도, 준비도, 용기도 만만치 않았다.
이 책의 저자 황희진 작가는 바로 그 벽을 넘는다. “시간은 돈으로 살 수 없다”는 생각으로, 아이 둘을 데리고 호주로 떠난다. 그 결단이 부럽기도 했고, 솔직히 대단하게 느껴졌다. 나도 늘 말로는 경험을 강조했지만, 정작 가장 큰 경험 앞에서는 망설이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책이 한 달 살이 경험을 2022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 역량과 연결해 풀어낸다. 자기관리 역량, 지식정보처리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협력적 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 등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이 개념들이 호주에서의 일상 속 장면들과 만나 훨씬 생생해진다.
길을 찾기 위해 아이들이 서로 의견을 모으는 모습은 협력과 소통의 연습이 되고, 낯선 음식을 고르며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는 순간은 자기 이해의 시간이 된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가는 경험은 자기관리 역량을 단단히 다져준다. 한여름의 남반구에서 보고, 듣고, 느낀 모든 순간들은 아이들 안에 차곡차곡 쌓였을 것이다. 학원을 다니며 겉으로 드러나는 아웃풋보다 비교할 수 없는 자산이 쌓인것이다.
저자는 꼭 해외 한달살이가 아니더라도 아이가 겪는 하루하루의 경험을 해석해 주고, 각 선택의 순간의 의미를 짚어주고 연결해 줄 때 비로소 그 경험이 ‘성장 자본’이 된다고 말한다.
해외 한 달 살이는 여전히 쉽지 않은 도전이다. 나에게도 아직은 높은 벽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그 벽이 전보다 조금은 낮아진 기분이다. 언젠가 용기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최소한 아이들의 일상 속 경험만큼은 더 소중히 붙잡아 주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초등 시기를 지나고 있는 부모라면, ‘무엇을 더 가르칠까’보다 ‘어떤 경험을 남겨줄까’를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다. 그리고 그 고민을 한 발짝 행동으로 옮기고 싶게 만드는 책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