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 없는 수요일
곽윤숙 지음, 릴리아 그림 / 샘터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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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 살 가영이가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짧은 여정을 담은 그림책이다. 깜빡 졸아 내려야 할 정류장을 지나친 가영이는 스스로 주문을 외우며 마음을 다잡는다. “괜찮아,시간이 조금 걸릴뿐이야.” 짧은 주문속에서, 가영이의 씩씩함과 자신만의 방식으로 상황을 헤쳐 나가는 단단함이 느껴진다.

버스 안 곳곳에서는 사람들이 가영이를 돕는다. 자리를 옮겨주고, 내려야 할 정류장을 알려주며, 조용히 응원하는 시선까지... 불안했던 마음은 그런 손길들 덕분에 안전함을 느끼고 가라앉는다. 우리가 살아가는있는 세상이 얼마나 따뜻한지 작은 배려 와도움들을 통해 보여준다.

책을 덮으며 처음에는 단순히 귀엽고 조금 느린 아이인줄 알았던 가영이에게 혼자서 버스를 타는일이 얼마나 큰 용기를 낸 것인지 알게 되는 순간 곁에서 가영이를 믿어주고 지켜주는 이들의 보이지 않는 커다란 신뢰에 마음한켠이 뭉클해진다.

버스를 타고 집에오는 가영이를 지켜보고 응원하다 보면 어느새 나의 하루도 풍성하게 채워진다. 

아이는 물론 어른들에게도, 우리 주변에서 놓치고 지나치기 쉬운 작은 배려와 연대가 얼마나 소중한지 자연스럽게 느끼게 해 주는 아주 특별한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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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다 모두다 - 이웃 모두 함께 즐거운 일상 길리그림 7
마리아 노게이라 뇌싱 지음, 이하나 옮김 / 길리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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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펼치면 다양한 캐릭터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는 장면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호랑이, 할머니, 장난꾸러기 새, 용감한 소녀, 심지어 양말과 조약돌까지. 보기에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들이지만, 모두 같은 바람을 가지고 있다. 바로 ‘친구들과 함께 있고 싶다’는 마음이다.

 공원, 해변, 서점, 극장 등 다양한 공간에서 서로 어울리며 즐기는 장면을 통해, ‘함께 있음’의 가치와 즐거움을 자연스럽게 보여 준다. 서로 다르지만 함께 있을 때 더 풍성해지고, 웃음과 즐거움이 배가된다는 것을 아이들이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일러스트는 각 캐릭터의 감정과 움직임을 섬세하게 담아내, 장면마다 살아 있는 느낌을 준다. 숨은 그림처럼 숨어 있는 작은 디테일을 발견하는 재미에,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여러 번 책장을 넘기며 즐길 수 있다.

 ‘함께 있음’의 의미는 단순히 모여있는 것이 아니다. 함께 있을때 웃음은 더 커지고, 서로 다르다는 점에서 새로움과 재미를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은 아이들 시선에서 이러한 경험들을 보여주며 다양성과 서로 돕는 마음, 공동체의 가치를 전달한다

책을 덮고 나면 가볍게 시작한 시간이 어느새 마음 속에 따뜻한 울림으로 남는다. “너도 함께할 수 있어”라고 다정하게 말을 건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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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스마 제로 선생님의 기적의 논어 대화법
이정희 지음 / 상상아카데미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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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대화할 때, 왜 그렇게 말이 안 통하고 답답한건지.. 나의 걱정이 과한건지.. 너가 너무한건지.. 하는 순간이 많다.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말인데, 돌아오는 반응은 짜증이나 침묵뿐.. 이 책의 저자 역시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한다. 권위와 잔소리로 아이들을 이끌려다 교실이 무너지고, 그 후에야 ‘논어’를 꺼내 들었다. 놀랍게도 아이들은 고개를 돌리던 잔소리에는 귀 닫았지만, 공자의 이야기는 받아들였다.

책 속에는 실제 교실에서 오간 대화들이 그대로 담겨 있다. “백 점 맞고 싶어서 부정행위를 했어요”라는 고백, “친구가 미워할까 봐 거짓말했어요”라는 고민 앞에서, 선생님은 논어 구절을 꺼내 아이와 함께 답을 찾는다. 단순히 구절을 해석하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겪는 구체적인 상황 속에 풀어내니 오래된 고전이 지금 아이들의 이야기로 살아난다.

‘부모 처방전’이 특히 눈에 들어온다. 잘못을 인정하는 법, 게으름과 싸우는 법, 성적보다 과정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 같은 것들. 부모가 먼저 보여줘야 할 모습들을 구체적으로 짚어 주니, 당장 실천해 볼 수 있다. 단순히 “아이를 이렇게 지도하세요”가 아니라, 어른인 나부터 돌아보게 만드는 대목들이 많다. 특히나 마음에 남는 건 시선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다. 아이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명령어는 결국 거리를 만든다. 고전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같은 눈높이’에서 시작된다. 교훈을 주려는 의도보다, 함께 듣고 생각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마음을 열게 된다는 점. 이게 바로 잔소리와 이야기의 차이 아닐까.

논어가 특별해서라기보다는, 그 이야기를 어떻게 꺼내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사춘기를 겪고 있는 아이와 마주 앉아 이 책의 한 구절을 같이 읽어 내려가는 일,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대화의 시작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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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쫓는 자들 여정의 시작 5 : 하늘의 불 별을 쫓는 자들 1부 여정의 시작 5
에린 헌터 지음, 윤영철 옮김 / 가람어린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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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린 헌터의 《별을 쫓는 자들》 5권 하늘의 불은 북극의 얼음 세상을 배경으로, 어린 곰들의 생존과 여정을 긴장감 있게 그려낸 작품이다. 이번 권에서 칼릭, 토클로, 루사, 어주락은 하늘에서 춤추는 불빛 ― 오로라의 인도에 따라 끝없는 얼음 위로 발걸음을 옮긴다.

서로 다른 성격과 배경을 가진 네 마리 곰이 함께 걷는 길은 단순히 생존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믿음과 용기, 그리고 각자의 내면과 맞서는 여정이기도 하다. 얼음 세상의 풍경은 아름답지만 그 속에서 살아남기란 혹독하다. 그럼에도 곰들은 서로를 붙들며 앞으로 나아간다. 하늘에서 춤추는 불빛은 신비롭지만 그 아래의 모험은 냉혹하다.

곰들의 여정은 단순한 판타지가 아니라 현실과 맞닿아 있다. 얼음이 녹고 바다가 오염되는 장면은 지금 우리가 직면한 기후 위기이고, 곰들의 눈을 통해 바라본 인간 문명은 편리함 뒤에 가려진 책임을 일깨운다.

이야기 속에 녹아있는 아메리카 원주민 신화는 이 시리즈만의 독특한 색채를 만들어낸다. 북극의 풍경과 곰들의 삶을 그려내는 방식은 여전히 매력적이고, 자연에 대한 존경과 경외가 깊이 스며 있다.

《하늘의 불》은 단순한 모험담을 넘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다시 묻게 하는 책이다. 반복되는 여정 속에서도 곰들의 이야기를 따라가고 싶은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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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세계가 그렇게 어려운가요? - 십대를 위한 AI 디지털 문해력 수업 세상을 묻는 십대
이영호.이승현.이동영 지음 / 서해문집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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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제목만보면 ‘어렵다’는 선입견이 들기도 한다. 사실 IT, AI, 빅데이터 같은 단어들은 뉴스에서 늘 접하지만 막상 설명하려면 조금 막막하다. 나 역시 아이들 때문에 ‘코딩’을 조금 들여다본 적이 있지만 여전히 생소하고 낯선 분야다. 그렇다고 또 마냥 손놓고 있을 수는 없는것이 지금의 현실!!

“AI가 사람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이 당신을 대체할 것이다다.” 라는 말에 소름이 쫙 끼친다. 과연 다가오는 시대에 내가, 그리고 우리아이들이 설 자리가 있을까.. 하는 불안과 동시에 그렇다면 우리아이들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라는 고민이 들게 만들었다.

특히 빅데이터 프로세싱은 굉장히 흥미로웠다. 평소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누가 우리 얘기 듣는가보다 하며 모임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들이 혹은 내가 검색했던 것들이 내가 결제했던 것들이 어떻게 다시 나에게 알고리즘으로 맞춤광고로 돌아오게 되는지 구체적으로 알 게 되니 재미가 더해진다. 평소 이해하기 어려웠던 개념들이 사례와 그림을 통해 쉽게 풀어지니 훨씬 와닿는다.


책은 IT 세계를 컴퓨터 과학, 데이터 과학, 프로그래밍, 인공지능, 스마트 인프라 다섯 가지로 나누어 설명한다. 또 각 장의 끝에는 ‘다시 익히기’, ‘개념 짝짓기’, ‘꼬리를 무는 IT 상식’, ‘생각 나누기’ 같은 활동이 붙어 있어 단순히 읽는 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 정리하고 확장할 수 있다. 아이와 함께 활용하면 학습 효과가 더 클 듯하다.

결국 어려운 IT 개념을 쉽게 알려주는것을 시작으로 앞으로의 새로운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디지털 문해력, 그리고 그 흐름을 이해하려는 부모 세대의 태도까지 함께 고민하게 만든다.

결국 중요한 건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이해하고 활용할지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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