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지구 어디에 서있을까

나는 지구 어디에 서 있을까요? - 열두 살에 만나는 첫 지도책 ㅣ 지리 톡 세계 Talk
김향금 지음, 박우희 그림, 한동균 감수 / 스푼북 / 2025년 9월

지도를 볼 때마다 늘 비슷한 느낌이었다. 길을 찾기 위한 도구라고만 생각해 왔는데, 이 책을 읽으며 지도가 사실은 ‘세상을 읽는 방식’이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내가 어디에 서 있느냐에 따라 세상이 달라 보인다는 말이 조금은 과장처럼 들렸지만, 읽다 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책은 우리 동네 지도처럼 익숙한 것에서 시작한다. 왜 집 근처 길 찾기는 쉽고, 처음 가는 동네에서는 헤매는지, 단순해 보이는 지도 속에 어떤 정보가 숨어 있는지 차근차근 보여 준다. 방위, 축척, 등고선 같은 개념도 어렵게 풀지 않아서 초등 아이들이 이해하기에 딱 맞다.
특히 “지도는 보는 게 아니라 읽는 것이다”라는 말이인상적이다. 평소에는 하나의 그림처럼만 보았던 지도안에는 방향, 거리, 지형, 상징 같은 단서들이 촘촘하게 들어 있다. 그런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면 같은 동네도 다르게 느껴진다.

2장으로 넘어가면 시야가 확 넓어진다. 왜 정확한 세계 지도가 하나도 없다는지, 옛 지도에는 어떤 생각이 담겨 있는지, 디지털 지도가 생겨나면서 세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나라별 지도 모양이 왜 다른지, 보는 위치가 달라지면 세상의 모습도 바뀐다는 설명은 아이뿐 아니라 어른도 흥미롭게 볼 만하다.

지도와 사막개미가 등장해 티격태격하는 부분은 어른이 보기에도 굉장히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지도는 늘 정확함을 주장하고, 사막개미는 “나는 랜드마크만 있으면 된다”며 으스대는 모습이 의외로 귀엽다. 둘의 대화를 통해 등고선, 방위, 기호 같은 개념이 머릿속에 스며든다. 설명이 아닌 이야기를 보며 배울수 있어 부담없이 익힐 수 있다. 

책을 덮고 나면 일상에서 보던 것들이 조금 다르게 보인다. 버스 정류장의 노선도, 등산로의 리본, 동네 안내판까지 모두 ‘지도’였다는 사실이 새삼스럽다. 아이와 함께 읽는다면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위치는 어디일까?”, “이 길은 어떤 방향으로 이어질까?” 같은 대화를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지리를 처음 배우는 아이에게도 좋고, 지도를 어려워하는 아이에게도 가볍게 시작할 수 있는 책이다. 무엇보다 ‘지도를 읽는다’는 감각을 익히는 경험이 즐겁다.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 확장되는 느낌이 든다.

이상한 과학책

이상한 과학책 - 엉뚱한 호기심에서 시작되는 유쾌한 과학 교양
김진우(은잡지) 지음, 최재천 감수 / 빅피시 / 2025년 11월

#이상한과학책

일상에서 스치듯 지나갔던 궁금증이 이렇게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가 될 수 있다니!!

태아는 똥을 쌀까, 펭귄은 어떻게 동상에 걸리지 않을까, 벌집은 왜 육각형일까 같은 질문들은 평소에는 그냥 흘려보냈던 것들인데, 책에서는 그 이유를 그림과 간단한 설명으로 풀어 주어서 부담 없이 읽힌다.

사람, 동물, 곤충, 생태계까지 다루는 범위가 꽤 넓지만 복잡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야기처럼 술술 넘어가기 때문에 ‘지금 내가 과학책을 읽는 중이다’라는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 그래서 과학이 어렵게 느껴지는 아이들도 편하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다.

자연을 관찰하면 그 안에 답이 있다는 것!! 거북이 등껍데기 구조가 어떻게 대멸종에서 살아남게 했는지, 펭귄 발바닥이 왜 얼지 않는지, 벌집의 육각형이 왜 KTX에도 쓰이는지 같은 이야기들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서 자연이 얼마나 영리하고 위대한지를 다시금 느끼게 해준다.

책에 실린 그림은 이해를 높이는 동시에 분위기도 잘 살려준다. 복잡한 설명 대신 표정 하나, 장면 하나로 이해가 쉬워져서 아이들과 함께 보기에도 좋다. 자동차 뒤에 넣어두고 이동 중에 꺼내 읽기 좋은 책이라는 생각도 든다.

무겁지 않으면서도 읽고 나면 남는지식이 꽤많다. 질문 하나에 이야기 하나가 따라붙는 구성이라 짧게 읽고 덮어도 좋고, 시간 날 때 여러 장을 이어서 봐도 좋다. 동물이나 자연 이야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분명 재미있게 읽을 책이다.

 #은잡지 #김진우 #과학책추천 #호기심폭발 #자연과학 #어린이과학 #과학상식 #초등추천도서 #중학생추천도서 #북스타그램 #호기심책#빅피시

토닥토닥 초등 문해력상담소

토닥토닥 초등 문해력 상담소 - 아이의 공부머리를 깊고 넓게 키우는
신효원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11월

#토닥토닥초등문해력상담소

책을 좋아하는 편이라고 생각해왔지만, 막상 아이를 키우다보면 ‘책 읽기’와 문해력은 다른 영역의 문제라는것을 실감하게 된다. 
읽고, 말하고, 듣고, 쓰기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게 문해력이라고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다 나도 아이도 노력하고 있는데 왜 제자리일까 싶은 날도 많다.
이 책은 그런 막막함 한가운데에서 길을 다시 찾게 도와주는 책이다.

책에서는 문해력을 읽기만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
읽고, 듣고, 말하고, 쓰는 게 다 연결되어 있고, 그 가운데 아이가 어떤 언어 경험을 하며 자라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평소에도 ‘책을 많이 읽으면 좋아지겠지’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책에서는 저학년과 고학년을 나눠서 단계별로 방법을 소개해주는데, 복잡한 설명 없이 ‘아, 이렇게 해보면 되겠구나’ 싶은 것들이 많았다.

질문하며 읽기, 짧게 쓰기, 글의 구조 잡기 같은 것들인데 당장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내용이라 더 좋았다.

적합 도서 고르는 기준은 굉장히 실용적이었다.
유명한 책이 아니라, 지금 우리 아이 수준에 맞는 책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
알면서도 놓치고 있던 부분이라 다시 메모해두었다.

읽다 보면 부모 역할에 대해 괜히 죄책감을 가지게 되는 책들도 있는데, 이 책은 그렇지 않았다.
‘부모가 다 해줘야 한다’는 압박이 아니라, 아이 옆에서 언어를 함께 나누는 사람이 되어주면 된다고 말해준다.
그 말이 이상하게 위로가 된다.  잘하고 싶고 잘하게 해주고싶은 마음이 어느순간 부담이 되었었나 보다. 

무엇보다 문해력은 성과처럼 쌓아가는 게 아니라 아이의 생각이 자라는 과정이라는것 배울 수 있었다. 조금 돌아가도 괜찮고, 속도가 느려도 괜찮다는 느낌이랄까.

문해력 때문에 고민이 많다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크게 힘주지 않고, 그렇다고 가볍기만 하지도 않은, 딱 필요한 만큼 길을 보여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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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챔피언

거짓말 챔피언 ㅣ 하이파이브 문해력 학습 동화 10
다비드 칼리 지음, 바루 그림, 김현주 옮김 / 길벗스쿨 / 2025년 9월

#거짓말챔피언

학교에 새로운 전학생 밥이 왔다. 그런데 아이들은 그를 ‘뻥쟁이 밥’이라고 부른다.
화산에 떨어질 뻔했는데 독수리가 구해줬다느니, 구슬치기 챔피언이라느니, 입만 열면 거짓말이 쏟아진다.
처음엔 그저 허풍이 심한 아이로만 보이지만, 밥의 거짓말 속에는 조금 다른 마음이 보인다.
관심받고 싶은 마음, 외로움을 감추고 싶은 마음 말이다.

책은 단순히 ‘거짓말은 나쁘다’라고 말하는 대신, 거짓말 뒤에 숨은 아이의 진짜 마음을 생각하게 만든다.
밥의 허풍을 웃으며 읽다가도, 어느 순간 ‘나도 저런 적이 있었지’ 하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조금이라도 멋져 보이고 싶어서, 혹은 친구의 관심을 받고 싶어서 했던 작은 과장들 말이다.

《거짓말 챔피언》은 아이의 거짓말을 비난하는 대신, 그 속의 마음을 이해하도록 돕는 그림책이다.
책을 읽으며 사실과 거짓,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는 법이 자연스럽게 익혀진다. 
“밥이 말한 건 사실일까?”, “친구들은 어떻게 반응했을까?” 같은 질문을 통해 아이는 스스로 판단하는 힘을 기른다.
이런 과정은 단순한 독서가 아니라,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는 첫걸음이 된다.

요즘처럼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일수록 ‘진짜를 보는 눈’이 필요하다.
《거짓말 챔피언》은 아이들에게 그 눈을 길러주는 동시에, 어른에게는 ‘아이의 말 뒤에 있는 마음’을 읽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웃음 속에서 따뜻한 공감이 피어나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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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인간의 인터레이싱

AI와 인간의 인터레이싱 - 인공지능이 이끄는 인류 진화의 다음 단계 ㅣ AcornLoft
페드로 우리아-레시오 지음, 김동환 외 옮김 / 에이콘온 / 2025년 10월

#ai와인간의인터레이싱

“AI는 인간의 거울이다. 우리는 그 안에서 자신을 다시 보게 될 것이다.”

AI는 이제 더 이상 ‘미래의 기술’이 아니다. 이미 우리 일상 속에서 사고하고, 판단하며, 창조하고 있다. “AI가 어디까지 발전할까?”는 이제 더이상 의미가 없다.  “AI와 얽힌 인간은 어떤 존재로 변화할까?”로 질문을 바꾸어야 한다.

저자는 인간과 인공지능의 관계를 ‘인터레이싱’, 즉 서로의 경계가 서서히 사라지는 얽힘으로 설명한다. 인간이 기계의 도움을 받아 발전하듯, 기계 또한 인간의 사고를 학습하며 성장한다. 이 책은 그 공존의 과정을 기술과 철학, 역사와 문학을 넘나들며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특히 AI를 단순한 도구로 한정하지 않고 AI를 인간의 거울이자 또 다른 진화의 방향으로 그리는 점이 흥미롭다. 우리가 만든 알고리즘은 우리의 욕망과 불안을 그대로 반영하고, 그 안에서 인간의 본질이 다시 드러난다. 결국 AI를 이해하는 일은 인간 자신을 이해하는 일이라는 메시지가 깊게 와닿는다.

 AI의 발전이 주는 경이로움을 인정하면서도, 그 뒤에 숨어 있는 권력 집중과 인간 소외의 위험을 균형있게 다룬다. AI가 만들어갈 세계는 찬란할 수도, 잔혹할 수도 있다. 결국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인간의 선택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AI와 인간의 인터레이싱》은 인간의 본질, 진화, 그리고 존재의 의미를 묻는 인문서이다.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무엇을 통제할 수 있고, 무엇을 잃어가고 있는가”를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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