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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이 사는 섬
다니구치 도모노리 지음, 봉봉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26년 9월
평점 :
#괴물이사는섬
“홍수, 가뭄, 쓰레기, 미사일…… 정말 괴물 때문일까?”
《괴물이 사는 섬》은 제목만 보면 무시무시한 괴물이 섬을 위협하는 이야기처럼 보인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처음 생각했던 괴물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섬에서는 큰비가 내려도 괴물 때문이라고 하고, 가뭄이 들어도 괴물 탓을 한다. 쓰레기가 넘쳐 나도, 미사일이 날아와도 사람들은 모두 괴물을 원망한다. 그렇지만 정작 홍수를 해결 해 주는 것도, 가뭄을 해결 해 주는 것도, 전쟁을 해결해 주는 것도 괴물이다.
처음에는 초록색의 커다란 괴물이 무섭게 보였지만, 괴물의 표정을 자세히 보고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오히려 마음이 쓰였다. 사람들이 그렇게 미워하고 싫어하는데도 괴물은 아무 말 없이 섬을 지킨다. 비를 막아 주고, 비를 내려 주고, 공기를 깨끗하게 하고, 쓰레기를 치우고, 위험으로부터 사람들을 지켜 주는 것도 모두 괴물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건 사람들이 괴물의 진짜 모습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모든 일을 괴물의 탓으로 돌렸다는 점이다. 겉모습이 무섭다는 이유만으로 나쁜 존재라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의 말을 그대로 믿으며 괴물을 비난한다.
책을 읽으며 나도 누군가를 겉모습이나 첫인상만 보고 판단한 적은 없었는지 생각해 보았다. 처음에는 별로라고 생각했던 사람도 알고 보면 나름의 이유가 있을 수 있고, 내가 보지 못한 좋은 모습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반대로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과 다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괴물이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게 된 뒤 섬에는 변화가 찾아온다. 그제야 사람들이 괴물이 그동안 무엇을 해왔는지 알게 되는 것 같아 마음이 묵직해졌다. 누군가가 묵묵히 우리를 위해 애쓰고 있을 때는 그 고마움을 잘 모르다가, 그 사람이 사라지고 나서야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경우는 누구나 한번쯤 겪어 봤을 것이다.
반복되는 문장과 재미있는 표현 덕에 어린아이도 쉽게 읽을 수 있지만, 책이 전하는 메세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특히 그림 속 섬의 모습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보면서 이야기의 의미를 생각해 보는 재미도 있었다.
이 책은 단순히 괴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이 전부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를 쉽게 미워하거나 판단하기 전에 한 번 더 바라보고,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을 알아보려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겉모습만 보고 누군가를 판단했던 경험이 있거나, 세상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싶은 어린이에게 추천하고 싶은 그림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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