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리버 - 이야기 전달자
전건우 지음 / 김영사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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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붕괴 이후 상층부와 하층부로 분리된 세계, 책의 존재 자체가 금지된 사회에서 윤찬은 하층부에서 물건을 배달하며 살아가는 딜리버다. 선택지가 거의 없는 세계에서, 딜리버라는 직업은 생존을 위한 거의 유일한 통로다. 금을 모아 상층부로 올라가 어머니를 치료하겠다는 일념하나로 위험한 의뢰도 받아 들이는 윤찬. 제목 없는 책 한 권을 전달해 달라는 의뢰는 단순한 배달이 아닌 이 세계의 질서를 흔드는 선택이 된다.

『딜리버』의 세계에서 책은 사치품이 아니라 위험물이다. 읽히는 순간, 다른 삶과 다른 가능성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상층부가 책을 통제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야기가 존재하는 한, 세계는 완전히 고정될 수 없다. 디텍터, 체이서, 암시장 세력까지 등장하는 추격전이 숨 돌릴 틈 없이 이어지며 독자를 매료시킨다. 윤찬과 자주가 멈추지 않고 달리는 동안, 독자는 그들이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포기하는지를 계속해서 보게 된다. 이미 정해진 규칙을 인식한 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를 스스로 결정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독자를 성장시킨다.

청소년에게는 자신의 선택과 상상력이 가진 힘을, 어른에게는 우리가 얼마나 쉽게 이야기와 책의 가치를 당연하게 여기고 있었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딜리버』는 “이야기가 세계를 어디까지 바꿀 수 있는가"를 생각하게 만든다. 책 한 권을 전달하는 이야기 속에서, 결국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를 읽고, 상상하고, 나누는 일 자체가 이미 하나의 선택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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