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머신 원전대로 읽는 세계문학
허버트 조지 웰스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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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임머신

허버트 조지 웰스의 『타임머신』은 오래된 작품이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니 세월의 흔적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소설이었다. 배경만 다를 뿐, 이야기의 흐름이나 전개 방식은 최근 출간된 소설이라고 해도 전혀 어색할 게 없을 만큼 세련되어서 조금 놀라웠다. 

소설은 시간여행자가 손님들 앞에서 작은 기계를 소개하며 시작된다. 처음엔 그저 엉뚱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기계는 실제로 작동했고, 다음 만남에서 그는 실제로 시간 여행을 다녀온 사람처럼 지쳐 돌아와 자신이 타임머신을 타고 다녀온 먼 미래에서 보고 겪은 일들을 들려준다. 그가 도착한 곳은 80만 년 후의 지구이다.

미래의 인간들은 두 세계로 나뉘어 있다. 지상의 엘로이는 겉보기에 평온하지만 삶을 주도하는 힘이 거의 없는 존재들이다. 반대로 지하의 몰록은 어둠 속에 적응하며 전혀 다른 방식으로 진화했다. 두 세계는 서로 기대고 있지만 동시에 두려워하며 살아간다. 편안함과 노동, 의존과 회피가 미묘하게 얽혀 있는 구조가 지금의 사회구조를 떠올리게 한다.

시간여행자는 타임머신을 찾기 위해 이 세계를 오가며, 편안함만을 추구하는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는지 몸으로 확인하게 된다. 인간의 진화가 한 방향으로만 이어지는 게 아니라는 작가의 시선도 굉장히 인상적이다. 조지 오웰이 영향을 받았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읽는 내내 이야기 자체가 오래됐다는 느낌보다 지금도 충분히 가능한 미래 시나리오 같아 조금 섬뜩했다. 세월이 흘러도 낡지 않는 이유가 이런 데 있는 것 같다. 단순한 시간여행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결국 우리가 지금 어떤 사회 속에 살고 있는지 돌아보게 만드는 소설이다.


#우주서평단#타임머신#새움#조지허버트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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