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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말하기 수업 - 사람을 설득하고 마음을 움직이는 말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테리 수플랫 지음, 정지현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8월
평점 :
말하기는 늘 부담스럽다. 발표할 때도 그렇고, 모임에서 건배사를 할 때도 그렇다. 준비를 했는데도 앞사람이 똑같은 이야기를 해버리면 순식간에 자신감이 떨어진다. 책에서 말하듯 결국 내 이야기가 특별하지 않았다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을 정도였다는 뜻이다. 그래서 발표를 준비할 때 ‘이건 진짜 나만 할 수 있는 말인가?’를 한번 점검해보라는 조언이 크게 와 닿았다.
준비과정도 그렇다. 보통은 불안해서 PPT부터 열심히 만들곤 하는데, 저자는 그러지 말라고 한다. 전체 준비 시간의 절반은 생각과 조사에 쓰고, 그다음에 글을 쓰고, 마지막으로 연습하라는 것이다. 단순한 원칙인데, 그동안 거꾸로 해왔구나 싶어 뜨끔했다.
발표자가 진심을 담아 이야기하면 청중의 반응이 달라지고, 그때 서로 연결되는 전류 같은 게 흐른다는 부분이 참 신기했다. 발표를 잘한다는 건 스킬의 문제만은 아니구나 라는 걸 새삼 느꼈다.
무엇보다 말하기의 끝은 희망이어야 한다는 대목이 오래 남는다. 사람들이 행동하게 만드는 건 두려움이 아니라 희망이라는 것. 발표가 끝나고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는 건 좋은 마무리가 아니다. 작은 건배사든 큰 연설이든, 사람들에게 “그래, 우리도 할 수 있겠다”는 기운을 남겨주는 게 중요하다는 말이 공감된다.
말을 잘 하는편이 아닌 나로서는 말잘하는 것도 기술이라는 생각을 하고 살았는데.. 이책을 통해 말하기가 결코 특별한 사람만의 기술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내 경험을 조금 더 솔직하게 꺼내고, 준비를 제대로 하면 훨씬 좋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에 발표할 기회가 있으면 이 책에서 배운 원칙을 써먹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