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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었더니 시가 되네! 폰카 동시
이묘신 지음 / 마음이음 / 2025년 7월
평점 :
도마가 서서 쉬고, 수박이 보송보송 잠들어 있고, 파꽃 사이 민들레가 연기를 한다.
사진을 한 장 넘길 때마다, 누가 장난치는 것처럼 킥킥 웃음이 터졌다.
동시라는 말이 이렇게 귀엽고 간질간질하게 느껴진 건 처음이다.
시인이 직접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 위에 3~5줄짜리 짧은 동시를 덧붙였다.
사진도 사진이지만, 사진보다 더 눈길을 끄는 건 ‘이걸 이렇게 바라보았다고?’ 싶은 시인의 시선이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주변 풍경과 사물인데, 그걸 이렇게 귀엽고 다정하게 말을 걸어준다는 게 참 신기하고 사랑스럽다.
아이랑 장난치듯, 슬며시 간지럽히듯 웃음 나오는 말들이 가득하다.
한 페이지를 넘기면 다음 페이지가 궁금해지고, 다 읽고 나면 내 주변을 다시 한번 바라보게 된다.
어쩌면 나도 지금 이 컵, 이 신발, 이 골목길에 말을 걸 수 있을지도 모른다.
책 뒤쪽에는 ‘폰카 동시 창작실’이 있어서, 독자도 직접 사진을 붙이고 짧은 동시를 써 볼 수 있다.
시인이 먼저 보여준 다정한 시선이, 나에게로 천천히 옮겨오는 기분이다.
아이와 함께, 누구에게 말을 걸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