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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쿠키 가게 1 - 세상에서 가장 맛없는 쿠키의 비밀 ㅣ 신비한 쿠키 가게 1
이시이 무쓰미 지음, 이다 치아키 그림, 김지영 옮김 / 한빛에듀 / 2025년 7월
평점 :
책 제목을 보고 잘못읽었나 싶어 재차 확인했다. 맛없는 쿠키를 파는 쿠키가게라니...?? 그것도 ‘세상에서 가장’? 말이 되는 걸까 싶은데, 그래서 더욱 궁금해진다.
미도리 마을에 어느 날 이상한 쿠키 가게가 열린다. 간판에는 ‘세상에서 가장 맛없는 쿠키 가게 마조란’. 이름부터 수상한데, 가게 안은 더 이상하다. 하얀 머리에 하얀 옷을 입은 마조란이라는 할머니가, 손님에게 쿠키를 골라서 건네주고, 먹은 사람들에겐 자꾸 이상한 일들이 생긴다. 쿠키가 너무 맛없어서 놀란 미사토는, 그날 이후 평범하지 않은 세계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굉장히 부드럽게 흘러간다. 과하게 자극적이지 않아서 오히려 더 좋다. 마법이나 판타지 요소들이 나오지만, 그 중심엔 ‘지금 내가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숨어 있다. 쿠키 맛이 자기 감정을 반영한다는 설정도 꽤 흥미롭다. 나쁜 기분일수록 쿠키맛도 별로, 기분이 좋아지면 쿠키도 달콤해진다. 이거 꽤 설득력 있다.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하나같이 개성 있다. 마조란은 말수가 적지만 묘하게 믿음직하고, 마녀가 되기 싫다고 선언한 마녀의 손녀 루카는 아주 솔직하다. 이 둘과 미사토가 함께하는 장면들은 유치하지 않은 판타지 감성이 잘 묻어난다.
무엇보다 읽고 나서 마음이 괜히 말랑말랑 해진다. 뭔가 거창한 메시지를 던지는 건 아닌데,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내 기분은 요즘 기분이 어땠더라?’ 하고 생각하게 된다. 아이랑 같이 읽으며 대화가 술술 이어진다. 너의 쿠키맛은 어떨거 같아? 엄마 쿠키는 어떤맛일거 같아?하고이야기를 나누며 2권에서는 어떤이야기들이 펼쳐질지 상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