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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위대한 참나무 - 2025 프랑스 랑데르노상(Le prix Landerneau Album Jeunesse) 수상작 ㅣ 바둑이 초등 저학년 그림책 시리즈 19
베르나르 빌리오 지음, 피에르 브르통 그림, 이나영 옮김 / 바둑이하우스 / 2025년 8월
평점 :
《왕과 위대한 참나무》는 진정한 리더십이 무엇인지, 자연과의 관계는 어떻게 맺어야 하는지를 깊이 있게 보여주는 그림책이다.
이야기는 두 명의 왕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한 명은 자연과 사람을 품는 지도자였고, 다른 한 명은 명령과 권위로 나라를 움직이려 한 새 왕이다. 두 왕은 똑같은 나라를 다스리지만, 방식도 결과도 전혀 다르다.
위대한 왕이 죽고 난 후 다음 왕이 위대한왕의 아들.
새로운 왕은 힘과 명령으로 나라를 다스리려 한다. 참나무를 베고 그 자리에 자기 조각상을 세운다. 하지만 곧 왕국은 무너지고, 사람들은 등을 돌린다. 자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그 침묵이 가장 강력한 메세지가 된다.
시간이 지나 조각상 틈에서 도토리 하나가 싹을 틔운다. 이 작은 생명이 왕을 멈춰 세운다. 왕은 흙을 만지고, 물을 주고, 스스로 무릎을 꿇는다. 그렇게 왕은 자연을 지배하려는 존재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가려는 존재로 변해 간다.그렇게 자연은 또다시 침묵으로 왕을 변화시킨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참나무가 있다. 그늘이었고, 쉼터였고, 모두가 어울리던 공간이었다. 그러나 왕이 그 자리에 자기를 세우는 순간, 왕국의 조화도 무너진다.
누군가를 이끄는 자리는 위에서 누르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것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책은 아주 조용히 전달한다.
수많은 말보다 한장의 그림으로 강력하게 메세지를 건네는게 그림책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왕과 위대한 참나무역시 글보다 그림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건넨다. 따뜻한 색감과 계절의변화, 왕의감정선과 백성들이 왕에게서 등을 돌리게 되는 모든 과정이 그림안에 담겨있다.
《왕과 위대한 참나무》는 아이를 위한 그림책이지만, 어른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자연과 사람 사이의 거리, 권력과 공존 사이의 균형, 성장과 회복의 과정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책을 덮은 후에 마음 어딘가에 나무 한 그루가 남는다. 그 나무가 어떻게 자랄지는, 읽는 사람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