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지지 않는 아이 - 생각하는 아이로 자라나는 프롬프트와 AI 문해력 수업
유영걸 지음 / 비욘드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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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 없는 아이는 AI를 사용하는 게 아니라, AI에 사용됩니다."
책 뒷표지에 적힌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얼마 전 아이가 학교 과제를 하며 챗GPT를 사용하는 걸 봤을 때가 떠올랐다. 참고용으로 쓰는 건 괜찮았지만,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AI가 알려준 정보를 교차검증도 하지 않은 채 진실이라고 믿고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니 걱정을 넘어 이대로 가다가는 큰일나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궁금한 게 생겨도 스스로 생각해보거나 다른 자료를 찾아보지 않고 AI에게 물어보고, 그걸 그대로 답이라고 믿는 모습을 보며 비단 우리 아이뿐 아니라 앞으로의 미래를 짊어질 이 세대들을 제대로 교육시키지 않으면 진짜 인간이 AI에게 지배당하는것도 영화속 이야기만은 아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 기억을 떠올리며 이 책을 읽기 시작했고, 단숨에 끝까지 읽게 됐다.

『AI에 지지 않는 아이』는 단순히 AI 활용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었다. AI를 잘 쓰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무엇을 먼저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저자는 카카오에서 AI 서비스를 기획했던 아빠이자, 지금도 두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글에서 느껴지는 시선이 이론적이지 않고 현실적이다.


책에서는 문해력의 중요성을 반복해서 강조한다. AI가 제공하는 정보 속에는 진짜도 있지만 가짜도 많고 심지어 가짜를 진짜라고 우기기도 한다. 그럴듯하지만 사실과 다른 정보를 구분하지 못하면, AI는 도움이 아니라 위험이 될 수 있다. 이른바 '할루시네이션' — AI가 그럴듯하게 만들어낸 가짜 정보 — 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은 특히 공감이 됐다. 나도 가끔 속는데, 우리 아이는 어떻게 다르겠는가.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건 AI 윤리에 대한 이야기였다. AI가 만들어낼 수 있는 성차별이나 편향된 정보의 사례를 보며, 아이에게 기술뿐 아니라 올바른 가치관을 함께 가르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한번 느꼈다. 책에서는 인권 보장, 프라이버시 보호, 다양성 존중, 공공성 등과 같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정한 윤리 기준과 아이들이 알아야 할 10가지 핵심 조건도 소개해준다.


이런 기준들을 아이와 함께 읽고 이야기해보는 것만으로도 큰 교육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

책 후반부에는 AI를 활용해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활동도 소개되어 있다. 내용도 어렵지 않고, 일상에서 아이와 함께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잘 정리돼 있어 유용했다. AI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도, 이를 현명하게 다룰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해 주기 때문에, 부모로서 아이가 AI에 휘둘리지 않도록 도와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도움이 되었다.

이 책은 AI의 잘못된 정보와 윤리적 문제에 대한 경고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AI를 도구로서 올바르게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다.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면서도, AI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지혜를 가르쳐주는 가이드북으로, 아이를 키우는 부모와 교육자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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