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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들 그림자의 환영 2 : 천둥과 그림자 ㅣ 전사들 6부 그림자의 환영 2
에린 헌터 외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5년 7월
평점 :
에린 헌터의 『전사들』 시리즈는 여전히 매혹적이다. 고양이들의 세계를 이렇게 깊고도 치열하게 그려낼 수 있다는 사실은 매번 놀랍다.
하늘족을 찾아 원정에 나섰던 올더포는 예언 속 새끼 고양이 둘(트위그킷과 바이올렛킷)을 데리고 돌아오지만, 그들의 등장은 오히려 종족 간 갈등의 불씨가 되어 버린다. 예언은 오히려 종족 내부의 균열을 드러내는 거울 같기도 하다.
떠돌이 고양이들의 리더, 다크테일의 등장!! 하늘족을 몰아내고, 그림자족까지 장악하며 세 종족을 위협하는 다크테일의 존재는 그동안의 악역들과는 결이 다르다. 그는 힘과 공포로 고양이들을 통제하는 동시에, 카리스마와 전략을 지닌 냉혹한 리더다. 오랜 시간 평화를 지켜오던 호숫가의 질서가 그의 등장 이후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지켜보는건 굉장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또한, 트위그포와 바이올렛포 자매의 이야기도 큰 줄기를 이룬다. 서로 다른 종족에서 자라게 된 두 고양이는 점점 다른 방향으로 성장해 간다. 각각 자신이 처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지만, 그들의 선택이 결국 종족의 운명을 뒤흔들기도 한다. 이들이 단순한 ‘예언 속 존재’가 아니라, 진짜 ‘주체’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이 굉장히 뭉클하다.
결국 그림자족은 내부에서부터 무너지고, 바이올렛포는 다크테일 편에 서게 되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선택의 순간마다 고양이들은 자신의 충성심, 종족의 운명, 개인의 감정을 놓고 갈등한다. 이러한 장면들은 단순한 동물 판타지를 넘어서 현실의 정치와 권력, 정체성과 충돌, 그리고 용기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게 전사들 시리즈의 진짜 매력이 아닌가 싶다. 인간이 아닌 존재들의 이야기인데도 이상하리만큼 우리의 사회를 닮아 있다. 예언은 운명처럼 주어지지만, 결국 모든 결정은 고양이 스스로의 몫이다. 누구를 따르고, 어떤 신념을 택할지, 어떤 대가를 감수할지. 이건 우리들이 매일 마주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워리어즈는 아마도 고양이의 탈을 쓴, 우리 자신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