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분쟁의 아주 짧은 역사 - 충돌하는 역사 속 진실을 찾아서
일란 파페 지음, 유강은 옮김 / 교유서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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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는 전쟁, 난민, 점령, 종족 청소, 무관심 등 우리가 외면하고 싶은 단어들이 겹쳐 있다

이스라엘 출신 역사학자인 일란 파페의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분쟁의 아주 짧은 역사』는 이 무거운 주제를 어렵지 않게 독자들에게 들려주며 이 참혹한 현실을 알고 있는지, 외면하지 않을 준비가 되어 있는지 되묻는다. 

 

 이 책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분쟁이 1948년 이스라엘 건국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19세기 말 유럽 시온주의자들이 팔레스타인 땅에 발을 들이면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미 살아가던 사람들의 삶 위에 ‘미래의 조국’을 만들겠다는 야망이 덧씌워지며,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갈등의 씨앗이 뿌려졌다.

책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삶을 지워온 과정을 정치·역사적으로 짚어낸다. 영국의 위선적인 외교, 유엔의 무책임한 분할안, 국제 사회의 외면, 그리고 ‘종족 청소’라는 용어로 요약되는 폭력과 강제 ... 가자 지구는 단순한 전장이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포위되고 봉쇄된 “세계 최대의 난민촌”이 되었고, 그 안의 아이들은 폭격 소리와 함께 자라났다.

특히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과 그에 대한 이스라엘의 무차별적인 보복은, 오늘날 이 분쟁이 얼마나 깊은 상처와 증오 속에 갇혀 있는지를 보여준다. 파페는 그날의 충격적인 장면들 뒤에 있는 ‘이야기되지 않은 역사’를 이야기한다. 우리가 그 맥락을 모른 채 ‘누가 먼저 폭력을 썼는가’만 따진다면, 이 비극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읽는 내내 불편하다. 하지만 그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하는책이다. 우리가 이 문제에 대해 모른 척할 수 없는 이유, ‘정치적인 이야기’로만 치부할 수 없는 이유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내가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 과거의 우리가 세계의 관심과 연대속에 나라를 지켜낸 것 처럼 이제는 우리가 누군가의 고통에 관심을 가져야 할 차례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관심의 시작은, 어쩌면 이 한 권의 책으로부터 시작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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