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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고양이 소피 - 동화로 읽는 철학
차이즈친 지음, 마오실리우 그림, 라미파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5년 3월
평점 :
#철학고양이소피“엄마, 철학이 뭐야?”
한 번쯤 이런 질문 받아본 적 있다면, 철학고양이 소피는 아주 좋은 대답이 되어 줄 책이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다 보면 생각보다 많은 질문을 받게 된다. “왜 시간은 앞으로만 가?”, “사람은 왜 죽어?”, “친구는 진짜 중요한 거야?” 같은, 어른인 나도 대답이 쉽지 않은 질문들. 이 책은 그런 질문의 시작을 환상적인 이야기 속에 쏙 집어넣었다. 그것도 고양이 소피라는 매력적인 캐릭터와 함께 말이다.
주인공 ‘필로’는 그저 그런 초등학생이다. 공부보단 놀기 좋아하고, 친구 관계에 고민도 많고, 철학은커녕 “이게 왜 이래?” 수준의 질문을 품고 사는 아이. 그런 필로 앞에 말을 하는 수상한 고양이, ‘소피’가 등장한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시간은 멈추고, 반복되고, 결국 철학적인 사고를 해야만 빠져나올 수 있는 타임루프에 갇히게 된다.
이야기는 정말 재미있다. 아이가 책을 읽으며 “헉, 또 똑같은 하루야?”라며 스스로 빠져들었고, 나 역시 옆에서 함께 읽으며 시간 여행 속 철학자들을 만나는 장면에 은근히 감탄했다. 철학이 이렇게 쉽게 다가올 수 있구나 싶었다. 브루노가 화형을 당한 광장, 소크라테스의 감옥, 사르트르의 카페… 이 모든 장소가 상상 속에서 눈앞에 펼쳐진다. 무엇보다 철학적 질문이 결코 정답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 좋았다. 생각하는 힘, 질문하는 용기, 그리고 자신을 더 깊이 들여다보는 계기. 이 책은 그런 과정을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해준다.
무겁지 않다. 복잡하지도 않다. 판타지처럼 읽히지만, 책장을 덮고 나면 아이와 함께 ‘너는 어떻게 생각해?’를 나누고 싶어지는 책이다. 철학이라는 단어에 주눅들지 않고, 오히려 호기심을 갖게 해주는 힘이 있다.
철학의 첫걸음을 고민하는 부모라면, 철학고양이 소피는 더없이 반가운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아이에게도, 어른에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