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위병
션판 지음, 이상원 옮김 / 황소자리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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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션판은 80년대 초반에 도미해 현재 미국의 한 대학에서 영문학 교수를 맡고 있는 중국인이다. 어둡고 억압이 심했던 1960-70년대의 중국의 상황을 자신의 삶을 바탕해 재치있고,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자서전 형식의 글이다. 글이 참 재미있고 몰입하기 쉬워서 3일만에 다 읽어버리고 말았다.

 

새로운 세상을 일으키기 위해 일어난 마오쩌둥의 공산당으로부터 받은 압제와 부조리들을 겪으며 서서히 식어가는 저자의 '붉은 심장'을 보는것이 흥미로웠다. 생각한다. 이 땅 위에 모든 사람들이 바라는 유토피아를 건설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런지를... 인간의 근.현대사를 통틀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념의 대립으로 죽어갔는가. 책 초반부에 잘 묘사되어 있는 홍위병들은 곳곳에 숨어있는 '적'들을 찾아 죽이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이념이 맞지 않으면 부모나 자식도 서로간에 적이 될수 있고, 인민을 위해 희생되어야 하는 것이다. 같은 홍위병 가운데에서도 서로의 입지를 위해 경쟁하고 억압하는 모습을 보며 실소를 금치못했다.

 

모든 사람이 공평이 나눠갖고 자신의 욕심을 충족하며 살아갈수 있는 유토피아는 이 땅위에 없다. 자본의 불균형으로부터 오는 억압을 없애면 또 다른 류의 파워를 가진 세력의 억압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앉을 뿐이다. 책에 등장하는 비리와 탐욕으로 가득찬 중국관료들의 모습은 그들만의 모습이 아닌 바로 파워를 가졌을때의 우리 스스로의 모습이 아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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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한국현대사 - 1959-2014, 55년의 기록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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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관한 책이라는 것이 굳이 앞에 '나의'를 붙이지 않더라도 결국 저자의 사관이 반영될수 밖에 없다. 하지만, 한국 현대사의 굵직굵직한 사건만을 간추린 딱딱한 책과는 다르게, 작가의 눈에 비친 소소하게 재미있는 주제들이 군데군데 삽입되어 있어 흥미롭게 읽었다. 이를테면, 배변봉투 모으던 것이나, 지금으로써는 상상이 가지않지만, 한국 대부분의 산이 19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대부분이 민둥산이었다는 내용등은 전쟁과 독재 그리고 민주항쟁등과 같은 무거운 내용들 외에 흥미를 자아내는 내용들이다. 

 

한국 현대사를 좀 균형잡힌 시각으로 보고 싶어 이 책, 저 책 고르다가 접하게 된 책인데, 그나마 만족하며 읽었다. 작가의 좌익적 성향을 고려하며 읽었지만, 공감하는 것도 있었고 새로 알게 된 사실도 있었다. 유시민 작가의 이 책은 근래 몇주간 알라딘 베스트셀러에 올라가 있던 것 같은데, 왜 우익적 성향을 가진 작가의 현대사 관련 책은 찾기가 쉽지가 않은지 모르겠다. 한국 현대사에 관한 책들을 고를때마다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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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논쟁 - 괴짜 물리학자와 삐딱한 법학자 형제의
김대식.김두식 지음 / 창비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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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어내려감에 따라 '공부논쟁'이라는 제목이 상당히 잘못붙여진 제목이라는 생각을 했다. 책 표지도 그렇고, 책 내용과는 좀 괴리감이 있는 이미지여서 처음 책을 읽기 시작할때에는 약간 속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은 흔히들 대학입시를 앞두고 있는 학생들에게 소위 공부로 이름 날린 형제들이 공부비법 따위를 전수해주는 책이 아니다. 현재의 한국 교육의 문제점과 특히 두 저자가 몸담고 있는 교수직이 가지고 있는 병폐에 대해 '까발리고,' 더 나아가 그 병폐에 대한 해결책에 대한 저자들의 진지한 성찰을 말하고 있다.

 

술을 마시지 않지만, 마치 두명의 형들과 함께 술자리에 같이 앉아 주거니 받거니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이 들어 편하게 읽을수 있었다. 책 전체가 동생과 형의 인터뷰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내용이 가감없이 그대로 전달되는 느낌이 들어 진솔해 보였다. 몰랐던 한국 교수사회의 내부를 잘 조명해주는 것 같아 흥미롭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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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 무엇이 가치를 결정하는가
마이클 샌델 지음, 안기순 옮김, 김선욱 감수 / 와이즈베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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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델교수라면 '정의란 무엇인가'를 통해 많이 들어본 이름이다.

책 내용 자체가 간결, 명확하고 번역도 부드럽게 잘 되어 있어서 재미있게 잘 읽었다.

 

무형적 시민의식이나 정신적 가치에 금권적 가치를 부여하면 오히려 그 가치가 떨어진다는 부분에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책 내용상에서 유럽 어느 국가의 원자력발전소 건립문제에 대해 국가가 지역 주민에게 금전적 지원계획을 발표하자 오히려 반대여론이 더 형성되었다는 부분이다 국가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원자력발전소 건립을 찬동했던 사람들에게 돈을 지불하려고 하자 오히려 반대여론이 형성된 것이다.

 

'새치기', '인센티브', '시장은 어떻게 도덕을 밀어내는가, '삶과 죽음의 시장,' '명명권' 이 다섯가지의 대주제를 놓고 여러가지 사례를 제시하며 읽는 이들로 하여금 생각하게 한다.

 

좋다, 이런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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